40개 프로젝트에 신규 예산 70% 투입… 고위험 차세대 기술 집중공급자→수요자 중심 개편… 인재 양성 예산 11%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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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에너지 기술개발사업을 고위험·차세대·대형 과제 중심으로 재편하고 기업·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존중하는 수요자 중심의 연구개발(R&D) 개선방안을 정부가 내놨다. 전문성과 혁신 역량을 갖춘 민간이 R&D추진 과정에서 실질적 권한을 갖도록 투자·기획·수행체계를 바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서 안덕근 장관 주재로 R&D 혁신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에너지 R&D 투자전략과 제도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그간 20여 차례에 걸쳐 500여명의 연구자를 만나 현장 목소리를 수렴했다. 현장의 목소리가 밑바탕이 된 4대 혁신 방향은 △고위험 차세대 기술 △시장 성과 극대화 △수요자 중심 △사람 키우는 R&D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R&D가 분절, 파편화된 기술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이야기가 많았다"면서 "앞으로 미션이 명확한 대형 장기 투자 체제로 개편을 하고 이를 통해서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40개 프로젝트에 신규 예산 70% 투입… 고위험 차세대 기술 집중
정부는 보조금 성격의 R&D 지원은 중단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R&D에 지원을 집중한다. 산업 초격차 달성을 위해 올해 11대 분야 40개 초격차 프로젝트에 신규 예산 70% 배정해 민관합동으로 약 2조원을 투자한다.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10대 게임체인저 기술개발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추진한다. 산업별 난제 해결을 위해 고난도, 실패용인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비중을 현재 1%에서 5년내 10%(12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올해 민관합동으로 총 2조4000억원 규모의 CVC(기업형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한다. R&D 융자사업을 신설해 첨단전략산업분야의 중소, 중견기업에게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3900억원 규모의 저금리 R&D 자금 융자(올해 900억원·1.84%)를 지원한다. R&D 촉진을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일반 투자 증가분에 대해 새해공제율을 10%로 상향한다.
시장성과 극대화를 위해 대형과제 중심 사업체계로 개편한다. 100억원 이상 과제 수를 지난해 57개에서 올해 160개로 대폭 확대한다.
우수기업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의 부담도 대폭 완화한다. 연구비중 기업 부담분의 현금 비율을 대폭 인하한다. 대기업의 경우 60%에서 15%, 중견기업의 경우 50%에서 13%로 줄어든다. 국내외 모든 연구자에게 R&D를 개방하고 글로벌 연구기관 6곳에 협력센터를 구축한다. -
◇ 공급자→수요자 중심 개편… 인재 양성 예산 11% 확대
정부가 기술을 지정해온 공급자 중심의 R&D 프로세스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한다. 그간 품목과 목표를 지정하고 수행기관이 기술 내용과 개발 계획을 제시했다.
개편을 통해 국내외 무기명 Peer Review(피어리뷰·비슷한 연구 분야의 연구자들이 심사)를 통해 세계최고·세계최초 여부를 검증한다.
사업 운영에 대한 전권을 부여하는 케스케이딩(Cascading) 방식의 과제를 10개 이상 시업 도입한다. 시장·산업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한다. 민간투자를 받은 기업에 대해 정부가 매칭 지원하는 투자연계형 F&D 방식도 대폭 확대한다.
미래 세대가 세계적인 연구자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인력양성 예산을 지난해 2062억원에서 올해 2294억원으로 11% 확대한다. 특성화 대학원도 올해 11개로 대폭 확대한다.
R&D 전주기 프로세서에 신진 연구자 참여를 확대하고 연구비 사용증빙 간소화, 행정전담 인력 제도 확대 등 추진한다. 1월부터는 연구자의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비과세를 700만원으로 확대, 직무보상비율도 60% 확대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R&D는 리스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성공과 실패에 대해 구분을 하지 않겠다"라면서 "어느 정도 노력을 하고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 있으면 그걸 인정을 해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