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생산 염두에 둔 듯경계현 삼성 DS부문장 등과 평택캠퍼스에서 회동서초사옥 방문해 2차 만찬까지 최태원 회장 워커힐 면담… "글로벌 AI서비스 함께"AI 반도체 동맹에 삼성-SK 합류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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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방한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반도체(DS) 부문 최고경영진들을 만났다. 이어 SK하이닉스 최고경영진과도 회동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인사를 나눴다.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전날 늦게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둘러봤다.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최고경영진이 함께 했고 오픈 AI와 AI 반도체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올트먼 CEO는 당초 삼성전자 평택 생산라인까지 방문할 계획이 없었으나 막판에 일정을 추가했고 체류시간도 6시간 가량으로 계획했다가 전날 입국해 1박 2일 동안 머무는 것으로 변경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삼성전자와의 미팅을 마치고 이날 오후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만났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팹(Fab)에는 따로 들리지 않고 서울에서 경영진과 미팅을 진행했다.
이후 워커힐 호텔에서 올트먼을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사업과 관련해 광범위한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눈길을 끈 올트먼의 다음 행선지는 다시 삼성.
이날 오후 7시30분께 전격적으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경계현 사장 등과 만찬을 했다. 19시간의 짧은 방한 기간에 두차례나 삼성 경영진과 식사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연이어 삼성과 SK측을 만난 올트먼 CEO는 오픈 AI가 준비하고 있는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생산 관련 협력을 요청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AI 반도체 협력 네트워크를 다지는데도 뜻을 함께 했을 것으로 보인다.오픈 AI는 올해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고 앞으로 여기에 들어가는 AI 반도체 수요가 큰 가운데 자체적으로 AI 반도체 수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80%를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에 의존하고 있고 넘쳐나는 수요에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고 물량 수급도 제 때 받을 수 없는 문제가 확산되면서 오픈 AI는 물론이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앞다퉈 자체 AI 반도체 제조를 시도하고 있다.올트먼이 한국을 서둘러 찾은 것도 여기에 핵심으로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거의 대부분 한국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양분하며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HBM 없이는 AI 반도체를 만들 수 없고 AI 투자 활황에 HBM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HBM 사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의 경우 HBM 같은 메모리에 더불어 파운드리 사업도 하고 있어 AI 반도체 제조에 빼놓을 수 없는 협력 대상이다. 올트먼 CEO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대만 TSMC에도 협력을 요청한 바 있지만 삼성까지 끌어들여 AI 반도체 협력 네트워크를 더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