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2.1% 유지…수출호조‧내수부진 상쇄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1％, 2.6%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전망 이후 대외여건 개선으로 수출이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였으나, 내수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며 서로 상쇄한 결과다.

한은은 2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1％를 제시해 지난해 11월 전망을 유지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애초 예상대로 2.3%를 제시했다.

한은은 지난해 경제전망 때마다 전망치를 낮춰왔다. 지난해 2월 올해 전망치를 2.4%로 제시한 뒤 같은 해 5월 2.3%, 8월 2.2%, 11월 2.1%로 낮게 제시했다. 

이달 전망은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변화가 없지만 내용 면에서 수출‧내수 간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올해 민간소비 전망치가 1.9%에서 1.6%로 하향 조정되는 등 내수부진이 전체 성장률을 11월 전망보다 0.1%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미국의 견조한 성장세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이 성장률을 0.1%p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향후에도 내수는 회복이 더디겠으나 수출‧설비투자가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힘입어 전반적인 경기는 완만한 개선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AI 투자 확대 등 글로벌 IT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는 경우 수출과 투자 회복흐름이 강화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2.3%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반대로 중동지역 등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확대될 경우 공급망 교란 및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2.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 수준인 2.6%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내수 부진 등으로 11월 전망치(2.3%)를 소폭 밑돈 2.2%로 수정했다.

올해 물가는 완만한 둔화가 아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는 내수회복이 더딘 상황에서도 IT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되겠다"며 "물가상승률은 추세적으로는 둔화되겠으나 단기적으로 둔화 흐름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물가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경상수지는 520억달러로 당초 전망(490억달러)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경기회복과 미국의 양호한 성장, 국내수요 둔화 등으로 흑자 폭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25만명으로 당초 예상(24만명)에 대체로 부합할 전망이다. 제조업 고용부진이 완화되고 여성‧고령층의 노동공급이 지속되겠으나 내수회복 모멘텀 약화 등으로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