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손해는 30~40대가… 이득은 고령층이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부진을 이어간 가운데 금리상승으로 인한 손해는 30~40대 비중이 높고, 이득은 고령층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5일 ‘가계별 금리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을 통해 “금리상승에 따라 재무적인 이익과 손해를 보는 가계가 뚜렷하게 구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리인상 후 가계 명목 대출금리는 약 2~3% 상승하고, 실질금리도 1.5%포인트 내외 상승하면서 민간소비가 금리인상 이전의 예상 추세를 상당폭 밑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금리상승의 소비 둔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가계는 30~40대, 소득 중상위층의 비중이 높은 집단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별 금리익스포저를 측정한 결과 금리상승에 따라 재무적인 이익과 손해를 보는 가계가 뚜렷하게 구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계별 금리익스포저 측정에 따르면 금리상승 손해층은 연령면에서는 30~40대 비중이 높고, 소득은 중상층(4~7분위), 소비는 (6~10분위)에 집중됐다. 

금리상승 이득층과 비교할 때 평균적으로 젊고 소득수준을 다소 낮으나 주택보유비중과 소비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는 집단이다. 

반면 고령층은 보유자산이 적은 취약층과 보유자산이 많은 금리상승 이득층에 모두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양극화가 심한 양상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인상의 영향은 금리상승 손해층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취약층과 금리상승 이득층이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가계 소비 변화를 살펴본 결과 금리상승 손해층의 소비회복에 가장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가계 금리익스포저를 통한 금리인상의 영향을 앞선 기간 대체효과에 더해 전체 소비를 20% 이상 추가로 위축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금리상승이 소비를 둔화시키는 ‘기간간 대체’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금리상승에 따라 가계가 저축을 늘리고 현재소비를 줄이는 소비선택의 변화를 의미한다. 통상 소비에 대한 금리상승 영향의 핵심 경로로 평가된다. 

한은은 금리상승으로 소비품목과 가계특성과 무관하게 소비가 광범위하게 부진한 가운데 가계 순저축률이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가계가 고금리를 좆아 예금, 채권 등 이자부 자산을 늘리고 대출금 등 이자부 부채를 줄이면서 가계의 이자부 자산, 부채 비율이 급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가계 전체적인 ‘기간간 대체’의 영향 속에서도 가계가 금리리스크에 노출된 정도(금리 익스포저)에 따라 금리상승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금리로 낮아지게 되면 가계소비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그간의 누적된 물가상승으로 물가수준이 크게 높아진 점은 향후 소비회복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