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 순항 … 역대 최대 年 6900억달러까지 전망노동계 동시 파업 예열 … 삼성·금속노조·한국지엠 가세반도체·車 수출비중 30% … 경영계 "불법정치파업" 비판
  • ▲ 부산항 전경.ⓒ연합
    ▲ 부산항 전경.ⓒ연합
    산업현장에서 노동계가 잇달아 하투(夏鬪·여름철 투쟁)를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고물가까지 덮치면서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 등 굵직한 요구사항을 쏟아내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시장 불안이 우리 경제에 걸림돌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 하반기도 수출 플러스 … 올해 7000억달러 목표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9.1% 증가한 3348억달러로 2022년 상반기(3505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플러스 전환 이후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증가세가 확대됐다. 일평균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25억1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이 좋은 흐름을 보인 가운데 하반기 수출액도 성장세를 이어가 올해 7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연말로 갈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각종 국책 연구소의 전망치를 봐도 올해 수출액이 6850억~6900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하반기 수출도 플러스로 출발했다. 이달 1∼10일 수출액도 177억4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0.2% 늘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일 더 많았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이 85.7% 늘면서 수출을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승용차(9.8%)와 석유제품(40.5%), 철강제품(24.2%)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을 보면 중국 35억4700만달러(29.1%), 미국 32억2300만달러(26.4%), 유럽연합 18억9000만달러(26.2%), 베트남 17억5300만달러(55.0%)로 증가세를 보였다.
  • ▲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
    ▲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
    ◇ 무기한 파업에 생산 차질도 … 수출에 찬물?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시작부터 수출 우상향을 보이고 있지만 노동계가 대규모 하투에 나서면서 경제 활력의 모멘텀을 갉아먹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8일 총파업을 시작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전날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8일부터 사흘간 1차 파업을 진행한 뒤 15일부터 닷새간 2차 파업을 할 계획이었으나 돌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노동조합법 개정 등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전날 총파업에 돌입해 현대차·기아의 일부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지엠도 사흘째 이어진 부분파업으로 3000대 안팎의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산업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파업은 법 개정과 정권 퇴진 등 정치적 요구를 목적으로 내세운 불법 정치 파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수출에 있어 반도체와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등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상황에서 파업으로 생산 감소·차질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비중은 2021년 27.1%에서 지난해 26.8%, 올해 상반기(1~6월25일)까지 30.2%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미국·일본·중국 전 세계 경쟁이 치열한데 파업으로 국내 반도체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과 내수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자동차 산업 역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바탕으로 성장률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파업의 기간이 어느 정도 일지 현 상황에서 추측은 못하겠지만 단기냐, 장기냐에 따라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