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패썸 '보퀘즈나', FDA서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도 승인지난해 11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품목허가HK이노엔 '케이캡', 현재 美 임상 3상 중 … 연내 결과 확인 목표대웅제약 '펙수클루', 지난해 기술수출 해지 후 美 파트너사 물색 중
  • ▲ 케이캡(위)과 펙수클루.ⓒ각사
    ▲ 케이캡(위)과 펙수클루.ⓒ각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이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제약사의 P-CAB 제제가 적응증을 넓히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보다 1~4년 먼저 국내 출시한 뒤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HK이노엔과 대웅제약은 상대적으로 미국만큼은 뒤늦게 도전하는 형세가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제약사 '패썸(Phathom)'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보퀘즈나(성분 보노프라잔)'에 대해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감염 치료제로 승인했다.

    보퀘즈나는 지난해 11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지만 이번에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까지 확보하면서 위식도역류질환의 양대 축을 모두 갖춘 치료제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보퀘즈나가 미국에서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까지 적응증으로 확보하게 되면서 미국 진출을 노리던 HK이노엔과 대웅제약이 현지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HK이노엔은 2019년 9월 국산 30호 신약으로  '케이캡(성분 테고프라잔)'을 출시했으며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도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며 미국 상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P-CAB 계열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HK이노엔은 현재 미국 파트너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를 통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케이캡 임상 3상 시험을 하고 있다.

    HK이노엔 측은 보퀘즈나의 미국 내 적응증 확장이 오히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CAB 계열 치료제가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연내 임상 3상 결과를 확인하는 게 목표다"면서 "패썸이 먼저 시장을 만들고 있는 만큼 우리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이캡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몽골, 필리핀, 멕시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페루 등 8개국에 출시됐다. 칠레와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온두라스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HK이노엔은 2028년까지 케이캡을 100개국에 진출시키고 2030년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대웅제약은 미국 진출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2021년 6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에 '펙수클루(성분 펙수프라잔)'를 기술수출해 미국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지난해 6월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이다.

    뉴로가스트릭스를 통해 미국에서 펙수클루 임상 3상이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임상은 자연스레 지연됐다. 대웅제약으로서는 미국 파트너사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미국 파트너링 체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파트너사가 결정되면 미국 임상시험 진행에 대한 전략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펙수클루는 2022년 7월 출시된 국산 34호 신약으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을 적응증으로 두고 있다.

    한국과 필리핀에서 출시 중이며 멕시코, 에콰도르, 칠레에서는 품목허가를 받았다. 대웅제약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국에서 펙수클루 품목허가 획득 절차를 밟고 있으며 내년에 30개국에 품목허가 신청을 마치고 2027년 100개국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올 4월 국산 37호 신약으로 승인받은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넥테라퓨틱스의 '자큐보(성분 자스타프라잔)'도 지난 5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4년 미국소화기질환주간(DDW 2024)’에 참가해 자큐보의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임상데이터를 발표했다.

    지난해 중국, 올해 인도 제약사에 각각 기술수출 성과를 낸 자큐보는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확대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 K신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는 기존 PPI(프로톤 펌프 저해제) 계열 치료제보다 위산 분비 억제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점이 장점이다. 여기에 반감기가 길어 약효지속 시간도 오랫동안 지속돼 야간 속쓰림 증상도 개선할 수 있다. 식사를 하지 않아도 1일 1회만 먹으면 돼 복용 편의성도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BCC리서치는 세계 P-CAB 시장이 2015년 610억원에서 2030년 1조8760억원으로 연평균 25.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매년 가파르게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고 보퀘즈나도 미국 내 적응증을 확장하는 등 시장 상황이 많이 변한 만큼 글로벌 P-CAB 시장은 BBC리서치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