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진행된 초고령사회, 2050년엔 고령인구만 40%연금개혁·계속고용 논의 시급하나 노사정·국회는 방관만노인연령 상향 논의도 '밍기적'… 노인복지 재정 부담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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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탄절인 지난 25일 서울 시내 한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이 급식을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이상을 돌파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저출생·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연금개혁과 계속고용 문제 등 초고령사회에 맞춰 전면적인 국가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밍기적거리다가 골든타임을 놓쳐 국가위기에 빠질 거란 지적이 많다.2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3일을 기해 65세 이상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5122만1286명)의 20%를 돌파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당초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 진입 시점을 내년으로 점쳤으나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 이 속도대로라면 2050년엔 고령인구가 전체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하고 있다.세계 최고 수준인 노인 빈곤율 해소를 위해 연금개혁과 계속고용 논의가 시급하며, 노인 연령 상향 문제도 사회적 논의를 서둘러야 하지만 최근 정치적 혼란과 노사정 사회적대화 중단 등의 여파로 이들 사안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멈춰서 있다.노동계와 경영계는 정년연장·계속고용 방안을 두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노동계는 정년연장을 통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정년 간 공백을 해소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재고용 방식을 선호하며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하에서 정년 연장이 인건비 증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금 삭감과 직무 재배치를 통해 고령자와 청년층이 공존할 수 있는 노동시장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등을 통해 계속고용을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률적 정년연장은 청년 일자리 감소 등의 이유로 회의적인 입장이다.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청년들이 마이스터고를 졸업해도 현대차, 기아차에 들어가지 못한다"며 청년 일자리를 없애는 개혁은 개혁이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한편 12·3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정쟁의 여파 등으로 노사정 대화가 중단되고 재개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관련 논의는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계속고용 로드맵이 윤곽을 보이려면 경사노위에서 진행하는 사회적 대화가 선행돼야 하지만, 계엄 여파로 노동계 측 유일한 파트너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연금, 개혁 없인 2055년 완전 소진… "논의 늦을수록 비용 증가"노인 인구의 증가로 연금 수급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보험료를 납부할 경제활동 인구는 감소하고 있어 재정 적자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2023년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는 700만명을 넘어섰으며 고령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반면 보험료를 납부하는 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27년부터 보험료 수입만으로 급여 지출을 감당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이후에도 기금 적립금의 운용 수익 등으로 버틸 수 있지만 2041년에는 기금이 적자로 전환되고 2055년에는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국민연금 개혁은 초고령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히고 있지만, 현재 국회와 정부의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등으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되면서 연금 개혁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개혁이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 세대 간 공존과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국회와 정부는 물론, 노동계, 경영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필수적이다.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연금개혁이 되려면 정치적으로 협치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논의가 늦어질 수록 연금개혁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인 연령 상향 목소리… 기대수명 증가로 고령 구직자 증가세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법적 노인 연령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연간 30조원 가까운 노인복지 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현재 법적 노인 연령 기준인 65세는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에서 처음 등장했다. 유엔이 고령사회를 정의할 때 쓰는 연령도 65세다. 기초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각종 복지 제도도 이 기준을 따르면서 그동안 노인의 기준은 65세로 굳어졌다.노인 연령 65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기준이 됐지만, 평균수명 연장에 맞춰 이를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내에서 이미 10여년 전부터 나왔다.2016년 정부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에 기준 연령 상향 방안을 담고 2019년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70세로의 단계적 상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정부에서 직접 상향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영양 상태 개선, 의료 기술 향상 등으로 기대 수명이 증가한 영향도 노인 연령 상향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무엇보다 노인기준 연령에 이르면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 등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그 대상이 갈수록 큰 폭으로 늘어날 경우 재정지출 부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다만 노인연령 상향 등에 따른 부작용도 뒤따를 수 있는 만큼 대비책도 필요해 보인다. 정년연장으로 청년 취업이 막히고 결혼·출산을 꺼려 사회적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고 노인연령 상향도 고령층에 대한 대중교통, 의료, 세금 관련 혜택이 없어지는 만큼 노인빈곤 문제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선적으로 고용시장의 양극화를 완화해 노동자 간의 경쟁적인 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노동자 간의 갈등은 복합적인 양상을 띠기 때문에 정년 연장 그 자체가 청년층과 노년층의 갈등을 부추긴다고 보긴 힘들고 고용시장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정년연장 논의에 뒤따를 수 있는 세대 갈등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