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임금총액 8만7313달러 … 일본은 5만6987달러중소기업 임금수준 중위권 그쳐 … 격차 더 벌어져연공형 임금체계·강성노조 탓… 노동생산성 떨어져
  • ▲ 출근하는 시민들ⓒ연합뉴스
    ▲ 출근하는 시민들ⓒ연합뉴스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이 유럽보다 높은 세계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높아 글로벌 시대 경쟁력이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16일 발표한 한·일·EU 기업규모별 임금수준 국제비교에 따르면 전체 분석대상 22개국 중 한국 대기업은 임금수준이 5위로 나타났다. 이는 구매력평가환율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1인당 GDP 대비로 놓고 보면 세계 3위로 올라선다. 반면 중소기업 임금의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은 세계 10위권에 위치했다.

    초과급여를 제외한 우리 대기업 연 임금총액은 8만7313달러로 EU 20개국 대기업 평균 8만536달러보다 8.2% 높았다. 또 일본 대기업 5만6987달러보다는 52.9%나 높았다.

    1위는 룩셈부르크로 12만1448달러였고, 독일은 10만3933달러로 2위, 프랑스(10만938달러), 아일랜드(9만8436달러)로 뒤를 이었다.

    경제수준을 고려한 1인당 GDP 대비 대기업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156.9%로 EU 평균 134.7%, 일본 120.8%에 비해 각각 22.2%p, 36.1%p로 높게 나타났다. 분석대상 22개국 중 그리스(166.7%), 프랑스(160.6%)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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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중소기업 연 임금총액은 5만317달러로 일본 중소기업 4만2022달러보다 19.7% 높았고, EU 중소기업 평균 5만2398달러보다는 4.0% 낮았다. 분석대상 22개국 중 10위로 중위권에 해당했다.

    경제수준을 고려한 1인당 GDP 대비 중소기업 연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90.6%로, 일본(89.1%)과 EU 평균(87.6%)과 비슷했다. 구매력평가환율 비교 시 중위권이었던 우리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1인당 GDP 대비로는 22개국 중 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10인 이상 모든 사업체 연 임금총액은 5만9191달러로 EU 평균 6만7214달러보다 13.6% 낮았지만, 일본 48,729달러보다는 2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52.98달러로 21개국 중 17위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임금수준(11위)은 노동생산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수준을 감안한 1인당 GDP 대비 전 규모 임금수준은 EU 평균이 112.4%로 가장 높았고, 우리나라 106.6%, 일본 103.3% 순으로 나타나, 구매력평가환율 기준 비교 시보다 국가 간 임금격차가 작게 나타났다.

    2002년부터 2022년까지 20년 간 우리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국내 중소기업뿐 아니라, 일본 및 EU 대기업 임금 인상률보다 월등히 높았고, 그 결과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가 일본과 EU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해당 기간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2741만원에서 7061만원으로 늘어 157.6% 성장했는데 EU(84.7%), 일본(-6.8%)과 격차가 컸다. 중소기업 인상률 역시 우리나라가 111.4%로 EU 평균(56.8%), 일본(7.0%)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임금 인상률은 비교 대상국 중 우리나라가 대기업 7위, 중소기업 8위지만, 우리보다 임금 인상률이 높은 국가들은 루마니아,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등 경제규모 및 산업구조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국이라 보기 어려운 나라들이다. 실제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주요국과 비교하면 우리 임금 인상률이 월등히 높다는 것이 경총 분석이다.

    2002년 대‧중소기업 임금의 상대적 수준은 한국 70.4%, 일본 64.2%, EU 평균 76.6%였으나, 2022년 한국 57.7%, 일본 73.7%, EU 평균 65.1%로 우리나라의 규모 간 임금격차가 급격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중소기업 임금 인상률이 낮아서라기 보다는 대기업 임금이 급격히 인상됨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 임금은 연공형 임금체계와 강력한 노조로 인한 생산성을 초과한 일률적 임금 상승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면서 "기업 성장동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임금인상은 지속가능할 수 없는 만큼,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의 누적된 고율 임금인상으로 기업규모간 임금격차가 커진 점까지 고려하면 대기업 임금안정이 중요하다"라며 "특히 법정 정년연장은 지금도 높은 대기업 근로여건을 더욱 끌어올려 신규채용 여력을 약화시키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