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27일 정상회담 … 트럼프 "협상 타결 가능성 50대50"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관세 문제를 놓고 최종 협상에 돌입한다. 양측은 대서양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일요일(27일)에 대서양 통상관계,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강력하게 유지할지 논의하기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 대변인실도 이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공지에서 이번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머니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를 닷새 일정으로 방문 중이며 현지 도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회담할 계획으로 합의를 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EU간 남은 쟁점을 묻는 질의에 "쟁점은 아마도 20개 사안에 관련돼 있다. 당신은 그걸 다 듣고 싶진 않을 것"며 협상 의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로이터 통신도 복수의 EU 당국자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주말 양측이 원칙적 수준의 무역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타결안은 EU의 모든 상품에 15%의 상호관세율을 부과하고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는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이는 앞서 미국과 일본이 맺은 합의와 유사한 구조다. 

양측은 8월 1일로 예정된 미국의 추가 관세 시행을 앞두고 막판 담판에 돌입한다. EU는 이미 수출품에 평균 4.8% 관세 외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한 10%의 기본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EU는 애초 기본관세 10%도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협상 하한선으로 제시하자 사실상 수용하는 방향으로 튼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15% 수준에서 협상 마무리 시 현상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불확실성이 큰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고려해 협상 결렬 가능성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복수의 외교관은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합의안이 거부될 경우 보복조치를 단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스코틀랜드로 출발하기 앞서 취재진에 EU와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두고 "50대 50 혹은 그보다 낮다"고 밝혀 합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EU는 전날 미국산 항공기, 자동차, 버번위스키 등 총 930억 유로(약 150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안을 확정했으며 협상 불발시 이는 내달 7일부터 시행된다. 

EU와 미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 파트너로 양측 간 상품 및 서비스 교역 규모는 전 세계의 약 30%를 차지한다.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43%를 점유한다. EU 27개국의 무역정책은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세계 최대 양대 경제권의 통상관계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