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넘어 대중 장보기로 … 외부 플랫폼 첫 진출네이버 신선식품 약점 보완, 컬리 판로 확대 윈윈물류 인프라 개방·NFA 합류로 새벽배송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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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슬아 컬리 대표 ⓒ네이버
쿠팡의 1강 체제가 굳어진 이커머스 시장에서 컬리가 반격에 나섰다. 네이버와 손잡고 컬리N마트를 출범시키며 생활 밀착형 장보기 플랫폼 경쟁에 불을 붙였다. 네이버의 4000만 이용자 기반과 자체 새벽배송 역량을 결합해 고객 저변을 넓히고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9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기자간담회에서 "컬리N마트를 통해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와 4000만 이용자, 컬리의 신선식품·새벽배송 역량이 결합해 지금껏 누구도 구현하지 못했던 업그레이드된 장보기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컬리는 지난 10년간 신선식품 품질 관리와 배송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왔지만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기존 컬리를 이용하지 않던 평균적 소비자층, 가족 단위와 대용량 수요 고객까지 포섭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컬리가 자체 앱과 웹사이트가 아닌 외부 플랫폼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네이버와 함께 론칭한 컬리N마트는 기존 컬리가 식품·뷰티 중심의 이커머스 백화점을 지향했다면 생활 밀착형 상품을 더해 일상 장보기 플랫폼 성격을 강화했다.
반복구매와 정기구독 비율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멤버십과 새벽배송을 결합한 서비스로 컬리의 강점인 프리미엄 및 PB(자체 브랜드) 상품부터 신선식품, 생필품까지 갖췄다. 이번 오픈을 위해 기존에 취급하지 않았던 5000여 종의 상품도 새롭게 확보했다.
김 대표는 "컬리N마트 이용자는 기존 컬리와 다른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패턴을 가진다. 4인 가구 비중이 높고 대용량 수요가 많아 상품 기획에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이번 협업 배경을 상호보완적 구조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신선식품 분야를 컬리와의 제휴를 통해 강화할 수 있다.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컬리의 새벽배송 역량을 활용하는 동시에 컬리의 주력 고객층인 30·40대 여성까지 흡수할 수 있다.
컬리 역시 판로를 자사몰에서 단숨에 네이버 생태계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거래액이 50조원을 넘어서며 쿠팡과 함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실적 개선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컬리로서는 대규모 신규 고객 유입 기회인 셈이다. -
- ▲ 컬리N마트ⓒ컬리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은 "장보기에서 상품과 물류는 같은 의미다. 계란을 얼마나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는지가 곧 경쟁력인데 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때 컬리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는 콩나물·두부 같은 기초 식품을 직접 잘 다룰 자신이 없다. 이를 하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건강한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하고 싶었다"며 "컬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컬리는 이번 협력에서 물류 인프라 개방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네이버 입점 판매자에게 새벽배송과 냉장·냉동 풀필먼트(콜드체인)를 제공해 소상공인도 컬리 센터를 통해 동일한 품질의 배송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동시에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해 기존 제휴사인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확대, 늘어나는 수요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물류 체계를 확보했다.
컬리N마트 주문은 밤 11시 이전 결제 시 다음 날 아침 샛별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2만원 이상 무료배송 혜택이 적용된다.
김 대표는 "이번 협력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물류 효율·재무 개선과 셀러 접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창업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로 아직 성과는 초기 단계지만 매출 증가와 물류 확장으로 반드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이 부문장 역시 "컬리와는 네이버 연계 상품, 숨겨진 보석 같은 상품들을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고 특히 컬리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하는 콜드체인과 배송망을 갖추고 있어 장보기 영역에서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