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 기관·외국인 유입 확대돼야 … 일관된 ‘밸류업 정책’ 추진 필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기 위해선 외국인·기관투자자 유입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과 정부의 일관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30일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시장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코스피 지수 4000포인트 돌파 즈음해 향후 시장 전망과 국내 증시 발전을 위한 시장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마련됐다.

정은보 이사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주 우리 증시는 코스피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자본시장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며 이는 주주가치 제고,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시장 참여자의 노력으로 함께 이뤄낸 결과”라며 “거래소는 현재의 상승 흐름이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코스피 5000 시대 달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더욱 신뢰받는 시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iM증권, LS증권 등 5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한국씨티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의 시장전문가가 자리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제 개선을 통한 자본의 효율적 재배치와 기업의 주주환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 여건이 우호적이고 신용팽창이 사상 최고 수준인 데다 금리 인하까지 진행되며 유동성 환경이 좋아졌다”며 “국내적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부 섹터 실적이 긍정적이고 정책 의지도 일관되게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배당소득 과세 등 세제 개선을 통해 자본의 효율적 재배치와 주주환원 강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산업 범위가 반도체·조선·방산 등으로 좁아지는 만큼 가격·기술경쟁력을 회복할 중장기 산업정책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센터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이 가시화되지 않아 신뢰 확보가 관건이었지만, 원화 기준 수출 증가와 내년도 반도체 이익 전망 등을 고려하면 여지는 남아 있다”며 “ETF(상장지수펀드) 배당 과세 체계 등 배당·세제를 종합적으로 정비하고 거버넌스 개선 의지를 지속해 법제화해야 기대감이 꺾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대선 직후부터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면서도 “지배구조개선 과제와 배당 분리 과세 건이 11월 국회에서 시장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처리될지에 주목하고 있으며 비우호적일 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믿음을 깨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식거래 주체의 비중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60%, 기관·외국인의 비중은 절반 이하인데, 이 같은 구조는 시장 변동성이 높고 밸류에이션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며 “기관·외국인 투자가들이 들어올 수 있게끔 우호적인 정책들을 마련하면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부동산·코인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파이프를 연결하고 복수 상장·상시 증자 관행의 정비와 지배구조 3법을 추진해야 한다”며 “일관된 밸류업 정책과 시장 우호적인 세법 개정을 통해 국민 투자 유인을 강화하면 5100~5400선도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 투자자 유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 센터장은 “시장 상승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 증가가 중요하다”며 “1400원을 넘어가는 환율 국면에서 고점에서 서서히 빠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와야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