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통합 1호 신호탄 … 연명 금융 대신 ‘전환 금융’ 선언NCC 감축·영구채 전환 병행, 주력산업 구조조정 새 공식 제시국민성장펀드·NEXT KOREA로 5년간 250조 정책자금 가동“위기 산업에 시간 벌어주지 않는다” … 체질개선 중심 금융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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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석유화학 산업 구조재편을 신호탄으로 삼아, 향후 5년간 총 250조원을 투입하는 정책금융 로드맵을 공개했다. 대산공장 통합으로 대표되는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시작으로 첨단전략산업, 지역경제, 주력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에 금융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박 회장은 25일 산언은행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력산업의 과잉 설비를 줄이고 고부가·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며 “금융은 구조조정의 뒷수습이 아니라 산업의 방향을 바꾸는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산은은 이날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통해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통합을 ‘석유화학 산업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로 공식화했다. 통합 법인은 NCC(나프타분해설비) 가동 중단과 다운스트림 설비 통폐합을 통해 에틸렌 연 110만톤, 프로필렌 연 55만톤의 생산능력을 감축하고, 친환경·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다.채권단은 사업재편 이행을 위해 최대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통합HD현대케미칼에는 최대 1조원의 신규 자금이 투입되며, 이 중 4300억원은 산업은행이 전담하고 나머지는 시중은행이 분담한다. 또 사업 전환 효과가 본격화되는 2028년까지 총 7조 9000억원의 기존 채권에 대해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조건을 동결하기로 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대 1조원 규모의 차입금을 영구채로 전환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된다.박 회장의 시선은 석유화학을 넘어 보다 넓은 산업 지형으로 확장돼 있다. 그는 이날 ‘KDB 넥스트 코리아(NEXT KOREA)’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5년간 총 250조원을 공급하겠다는 중장기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에 100조원, 지역 금융 확대에 75조원, 석유화학·철강 등 주력산업 지원에 50조원, 국민성장펀드 연계 대출·투자에 25조원을 배정한다.정책금융의 축으로는 국민성장펀드가 전면에 배치됐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는 산은이 운영기관을 맡아 메가 프로젝트 발굴과 투자 집행을 총괄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 1월 총사업비 3조 4000억원 규모의 신안 우이 해상풍력 사업을 1호 프로젝트로 승인했으며, 2·3호 사업도 조만간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6년까지 승인 목표액 30조원을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모험자본 공급 확대도 병행된다. 산은은 그간 연 5000억원 수준으로 이어온 중소·벤처기업 직접투자를 유지하면서, 후속투자 비중을 늘리고 스케일업 펀드와 회수시장 활성화 펀드를 조성해 성장 단계별 금융 공백을 줄일 방침이다. 박 회장은 “투자자산 확대가 BIS 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감독당국과 위험가중자산(RWA) 적용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지역 금융 전략도 분명히 했다. 산은은 올해 비수도권 자금 공급을 3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지역 우대 특별상품을 15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 심사 과정에서도 지역 프로젝트를 우선 검토해 수도권 일극 구조를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박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은 다극 체제에서 가능하다”며 “지역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 금융 지원의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산은 내부에서는 대산 1호 프로젝트가 향후 주력산업 구조개편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잉 설비 감축, 고부가 전환, 대주주 자구책, 채권단 금융 지원이 맞물린 첫 사례라는 점에서다. 박 회장은 “정부·산업계·금융권이 각자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구조개편은 성공할 수 없다”며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한편, 박 회장은 최근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신고한 직원에게 직접 접촉한 사실과 관련해 “신고 직원에게 연락한 것은 은행 선배로서 코치한 적이 있다보니 선배로서 해당 직원의 고통에 안타까움을 느껴 직접 위로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해당 건은 노사 동수로 구성된 고충처리위원회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그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은 제 정성이 부족한 탓”이라며 “(고충위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엄정한 후속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