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 3월 주총 앞두고 '선제 개편' 저울질회장 연임에 67% 룰 제동 … 주총 일반결의에서 특별결의로 무게 이동3월 주총 앞두고 사외이사 70% 임기 만료, 이사회 재편 폭이 관건정관 개정이냐 이사회 재편이냐 … 금융지주별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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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을 고칠까, 이사회를 바꿀까.'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회장 연임 절차와 이사회 운영 전반에 대한 개선 방향을 예고하면서, 법 개정 전 정관 개정과 이사회 개편 중 어떤 카드를 꺼낼지를 두고 금융지주별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말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은 상법 개정과 맞물려 본격적인 시행은 6월 이후로 예상된다. 제도화까지 시차가 불가피한 만큼, 당국은 금융지주들이 정관 개정이나 이사회 운영 개선을 통해 자율적으로 기준을 끌어올리길 기대하고 있다.이 같은 선택지는 곧바로 이사회 테이블에 오르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는 3월 정기 주총에 상정할 안건을 확정하기 위해 이번 주 들어 잇달아 이사회를 열고 있다. KB금융이 지난 25일 가장 먼저 이사회를 열었고, 하나금융·우리금융·BNK금융은 이날, 신한금융은 내달 3일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확정된 안건은 주총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정관 변경은 통상 특별결의 사안인 만큼 사전 주주 조율 여부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가장 민감한 쟁점은 회장 연임 요건이다. 현재 금융지주 회장 선임·연임은 주주총회 일반결의 사안으로, 출석 주주 과반 찬성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검토 중인 개선안은 연임 시 이를 특별결의로 격상하는 것이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이른바 '67% 룰'을 충족해야 연임이 가능하도록 문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이 기준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지주들의 부담은 커진다. 금융지주는 법상 단일 대주주 지분이 15%를 넘을 수 없어 주주 구성이 분산돼 있고, 국민연금과 외국인 주주 비중도 높다. 과거 연임 안건 찬성률이 50%대 중반에 머물렀던 사례를 감안하면, 67% 문턱은 평상시보다 훨씬 까다로운 시험대가 된다.실제 2020년 신한금융 조용병 전 회장은 56%대 찬성률로 연임에 성공했는데, 당시 특별결의가 적용됐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 내부에서는 "(67% 룰은) 평시엔 형식적이지만, 위기 상황에선 실질적 제동장치가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일부 금융지주는 정관 개정을 통한 선제 대응을 택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다음 달 주총에서 회장 3연임 시 특별결의 요건을 적용하는 정관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법 개정 이전이라도 연임 문턱을 명문화해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전략이다.반면, 다수 금융지주는 정관 개정보다는 이사회 재편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번 3월 주총을 전후해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약 70%가 임기 만료를 맞는다. 정관을 고치지 않더라도, 사외이사 교체 폭을 확대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면 당국과 시장에 개선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KB금융의 선택은 이 같은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KB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서정호 변호사를 추천하며 이사회의 법률·내부통제 역량 강화에 나섰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회 책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학계 중심이던 이사회 구성을 실무형 법률 전문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번 인선으로 교수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40% 초반까지 낮아졌다.BNK금융 역시 회장 연임 특별결의 도입 대신, 사외이사 단임제 검토와 대규모 이사회 교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연임 문턱을 당장 높이기보다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해 감독당국 요구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속도 조절론도 만만치 않다. 특별결의가 일괄 적용될 경우 경영 성과가 검증된 CEO의 연속성이 훼손될 수 있고, 외부 주주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이번 3월 주총은 단순한 연례 행사가 아니라, 67% 룰을 둘러싼 각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전략이 처음 드러나는 무대"라며 "정관을 고칠지, 이사회를 바꿀지에 따라 향후 행보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