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링·태깅으로 제품 기록 … 체험→구매 연결 구조 구현"진열 대신 머무름" … 백화점과 다른 체험형 공간 설계뷰티 넘어 패션까지 확장 … 럭셔리 버티컬 전략 시험대
-
- ▲ 살롱 드 알럭스 전경 ⓒ김보라 기자
23일 오전 11시. 성수역에서 걸어서 3분 남짓.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자 5층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크림색 외벽에 아치형 창문과 발코니 디테일을 더해 마치 작은 부티크 호텔처럼 꾸며진 모습이다. 건물 전면에는 살롱 드 알럭스(Salon de R.LUX)가 적힌 검은색 천막 간판이 걸려 있었고 입구 앞에는 방문객들이 줄을 서며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쿠팡의 럭셔리 뷰티·패션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가 처음으로 오프라인 실험에 나섰다. 단순한 팝업스토어를 넘어,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해온 쿠팡이 체험을 어떻게 흡수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에 가깝다. 쿠팡 관계자는 "알럭스는 온라인 럭셔리를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
- ▲ 1층 에스티로더존 ⓒ김보라 기자
◇ 키 하나로 담고 고른다 … 달라진 쇼핑 방식살롱 드 알럭스는 럭셔리와 대화가 시작되는 공간을 모토로 문을 열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구성된 이 공간에서는 제품 체험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직원이 가장 먼저 건넨 것은 쇼핑백이 아닌 키링이었다. 번호가 적힌 이 키링은 단순 입장용 소품이 아니라 체험한 제품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다.입구를 지나면 곧바로 메이크업존이 펼쳐진다. 이 공간은 브랜드 단위로 운영되며 1층은 매주 브랜드가 바뀌는 전시형 구조다. 이번 주는 에스티로더, 지난주에는 메종 마르지엘라가 운영됐다.백화점과는 결이 달랐다. 제품을 빽빽하게 진열하기보다 공간을 비워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방문객들은 제품을 빠르게 훑기보다 한 지점에 오래 머물며 체험하는 모습이었다.또 간단한 게임을 통해 샘플과 굿즈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가챠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2층은 브랜드별 뷰티 클래스가 열리는 공간이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 12일에는 저스트 메이크업 최종 3위에 오른 오현정 나스 시니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신제품 파운데이션을 활용한 메이크업 기법을 소개했고 20일에는 손주희 아티스트가 리얼 스킨 베이스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3층은 스킨케어부터 베이스, 색조, 향수까지 외출 준비 순서에 맞춰 제품이 배열된 공간이다. 브랜드가 아닌 루틴 기준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뷰티 제품뿐 아니라 패션 상품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쇼룸을 마련한 점도 눈에 띈다. 공간 한쪽에는 태블릿이 비치돼 있어 알럭스에 입점한 글로벌 패션 상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4층 라운지는 체류 시간을 늘리는 공간이다. 커피와 음료를 즐기며 체험한 제품을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옥상 정원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머무름을 전제로 설계됐다.지하 1층 맨즈 케이브는 또 다른 실험이다. 위스키 바와 바버 서비스, 남성 화장품을 결합해 뷰티를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확장했다. 쿠팡 관계자는 "위스키 시음과 스타일링 서비스를 통해 뷰티를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확장했다"고 말했다.이 공간의 핵심은 태깅 기반 쇼핑(Tagging-based Shopping)이다. 상품에 태그를 연결해 정보 확인과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이다. 제품 옆 태그에 키링을 대면 정보가 저장되며 최대 5개까지 기록된다. 이를 4층에서 메모리 노트 형태로 출력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구매는 오프라인이 아닌 알럭스 앱에서 이뤄진다. 체험과 기록, 구매를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한 구조다.운영 방식도 체험 중심이다. 이 팝업은 시간당 약 30명씩 예약을 받아 운영되며 쿠팡 홈페이지 내 전용 배너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현장 대기도 가능하다. 고객 반응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직원에 따르면 전날(22일) 하루 동안 굿즈를 받아간 방문객만 약 330명에 달했다. -
- ▲ 3층 뷰티존 ⓒ김보라 기자
◇ "화장 못해도 된다" … 뷰티 똥손도 완성하는 봄 메이크업살롱 드 알럭스의 하이라이트는 뷰티 클래스다. 이날 낮 12시에는 화장품 브랜드 맥(MAC)의 메이크업 클래스가 진행됐다. 사전 신청을 통해 10명 내외 소수 인원만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공간은 12개의 화장대가 마주보는 구조로 전면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시연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클래스에서는 2026 S/S 트렌드 메이크업을 주제로 제품 활용법과 연출 방법을 소개했다.각 화장대에는 팩트, 아이섀도, 립, 펜슬, 브로우 등 신제품이 구비돼 있었고 참가자들은 아티스트의 시연을 보며 거울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메이크업이 낯선 초보자도 단계별로 따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클래스를 시작하며 아티스트는 "오늘 메이크업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봄 시즌 트렌드 메이크업"이라며 "현장 아티스트들이 중간중간 직접 도와줄 것"이라고 안내했다.실제로 클래스 진행 중에는 보조 아티스트들이 참가자 곁에서 메이크업을 도와주고 평소 어려웠던 점에 대한 질문에 답해주는 모습이 이어졌다. 제품 사용법뿐 아니라 피부 표현이나 색조 선택 등 실전 팁을 얻을 수 있는 점도 눈에 띄었다.자칭 뷰티 똥손인 기자도 직접 체험에 나섰다. 평소 팩트와 립 정도만 바르던 터라 아이 메이크업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아티스트의 설명을 따라 한 단계씩 진행하자 아이섀도와 음영 표현도 어렵지 않게 완성됐다. 몇 년 만에 해보는 풀메이크업이었지만 과정 자체가 하나의 체험 콘텐츠처럼 느껴졌다.체험 중 마음에 든 제품은 QR코드를 통해 확인한 뒤 알럭스 앱에서 바로 구매로 이어졌다. 체험과 학습, 구매까지 한 번에 연결한 구조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체험은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공간과 콘텐츠가 이어지며 지루함 없이 알차게 채워졌다. -
- ▲ 맥 뷰티클래스 ⓒ김보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