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車보험 7080억원 적자 … 손해율 88.1% '손익분기점 상회'보험료 1%대 인상에도 효과 제한 … 비용 상승·갱신 주기 영향과잉진료 억제 '8주룰' 세 차례 연기 … 제도 공백에 손해율 관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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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8%를 웃돌며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손해율 개선의 핵심 대책으로 꼽히는 '8주룰' 도입이 잇따라 미뤄지고 있다. 보험료 인상만으로는 적자 구조를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도 공백이 길어지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6983억원 감소한 708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간 데다 손실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보험사 전반의 상황도 비슷하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2개 손보사가 모두 적자를 낸 가운데 대형사의 손실만 40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이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해율 역시 악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사 5곳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9%로 전년 대비 3.7%포인트(p) 상승했다. 올해 2월 기준 손해율은 88.1%까지 올라섰다.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8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부품비와 정비수가 등 비용은 꾸준히 상승했지만 금융당국의 상생 기조에 따라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손보업계는 지난 2월 자동차보험료를 1% 초중반 인상했지만 계약 갱신 주기를 고려하면 인상 효과가 즉각 반영되기 어려워 단기적인 손해율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이른바 '나이롱환자'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해 '8주룰' 도입을 추진해 왔다. 이는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가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적인 의학적 필요성을 입증하도록 하는 제도다. 관련 심사는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맡는다.

    최근 8주룰을 담은 자동차손해배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법제처 심사를 통과하면서 제도 도입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8주 이상 치료를 원하는 환자는 치료 경과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진흥원의 심사를 받아야 하며 심사 결과는 환자와 보험사에 통지된다.

    다만 시행까지는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6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 1월 도입을 추진했지만 한의학계와 소비자단체가 '환자의 치료 선택권 침해'를 이유로 반발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올해 1월 관련 세칙 개정안을 예고하며 3월 시행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반발이 지속되면서 시행 시점은 재차 연기됐다. 세 차례 연기 끝에 시행령 개정안이 법제처 심사를 통과한 상태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최종 시행이 확정될 전망이다.

    업계는 제도 공백이 길어질수록 손해율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자동차보험 통계에 따르면 8주를 초과한 구간에서는 한방 치료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해당 구간의 한방 치료 이용 비중은 87.8%로, 경상환자 10명 중 9명 가까이가 한방치료를 선택하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8~9주 구간 87.7%, 9~11주 89.0%, 11주 초과 87.5%로 나타나며 전 구간에서 80% 후반대를 유지했다.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한방 진료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가 고착화된 모습이다.

    특히 한의학계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이달 초 대한한의사협회 소속 한의사들이 8주룰 철회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국민의 치료권을 침해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손해보험업계는 8주룰이 치료를 제한하는 제도가 아니라 과잉진료를 걸러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경상환자의 의과 치료는 4주 이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아 장기 치료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인상 효과가 통상 1년 뒤에 반영되는 구조인데 8주룰 도입까지 지연되면서 손해율 개선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오히려 적자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