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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 DoD) 가 민간 제조업체까지 방산 생산 확대 방안을 검토하면서 공급망 구조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등 미국 내 생산기지를 가진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영향권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6일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제네럴모터스(GM), 포드(Ford) 경영진과 만나 군수 물자 생산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자동차 공장과 인력을 활용한 군 장비 생산 전환 방안이 핵심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군사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탄약과 미사일, 대드론 등의 장비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기존 록히드마틴, RTX(구 레이시온), 노스럽그러먼 등 주요 방산업체 중심 생산 체계만으로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자동차·항공·기계 산업까지 포함한 ‘민군 겸용(Dual-use) 제조’ 확대를 본격 검토하고 있다. 이는 민간 공장의 유휴 생산능력과 인력을 활용해 군수 물자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미 국방부는 ▲시설보안인가(FCL) ▲사이버보안 인증(CMMC) ▲원가·회계 규정(TINA·DFARS) 등 진입 장벽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업품 조달 확대(FAR Part 12)를 통해 기존 생산품을 군수용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간 기업이 방산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규제를 완화해 생산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보유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기회가 열린 셈이다. 보안 인가와 사이버 인증, 원가 규제가 완화될 경우 기존 상업용 생산체계를 유지한 채 군수 물자 생산에 참여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공장은 탄약 케이싱이나 부품 등 반복 생산 품목 대응에 적합하기 때문에 생산 전환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 내 생산거점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수혜 가능성도 제기된다.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연간 약 100만 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자동화 기반의 다품종 혼류 생산이 가능한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어 차종 전환과 생산량 조정이 빠른 것도 강점이다. 특정 군수 물자 수요가 급증할 시 단기간에 생산 품목을 전환하거나 물량을 확대할 수 있다. 생산 속도와 대응력이 핵심인 방산 공급망 확대 국면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기아는 중형전술차(KMTV)와 소형전술차(KLTV) 납품 이력이 있어 전술차량 플랫폼과 차체 설계 역량을 확보한 상태다. 민군 겸용 생산 체제로 전환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완성차 업체로 평가된다.
아울러 현대제철이 추진 중인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도 고강도 강재와 장갑재 등 군수용 소재 공급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군수 장비 생산 확대 국면에서 현지 철강 생산 기반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로 기반 생산만으로는 고난도 장갑재 생산에 한계가 있지만, 고강도 구조용 강재 등 일부 군수용 소재 공급 거점으로 활용될 여지는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방산 계약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시설보안인가(FCL) 과정에서 지배구조와 외국인 투자 여부에 대한 심사가 엄격하게 이뤄진다. 외국 기업이 참여할 경우 미국 내 법인을 통한 계약을 요구받거나, 경영권·정보 접근에 제한을 두는 조건이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민간 제조 기반을 활용한 방산 생산 확대 기조가 본격화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 구조가 경쟁력으로 부각될 수 있다. 완성차 생산과 철강 소재 공급을 그룹 내에서 연계할 수 있어 외부 조달에 의존하는 기존 방산업체 대비 생산 조정과 물량 대응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