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타당성 검토 후 건물 설계 착수...서초2센터 매각으로 대체제 마련국내 중소IT 수요 흡수+AWS 등 글로벌 고객 유치 염두...IDC사업 성장 '확신'
  • SK브로드밴드가 확대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수요에 발맞춰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신설한다. 서울 서초와 경기도 일산, 분당에 이어 서울 가산동이 신규 IDC 입지로 낙점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서울 가산동에 신규 IDC 건립을 위한 설계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내부적으로 신규 IDC의 입지와 규모 등을 포함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가산을 네번째 IDC 입지로 결정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00년 서울 서초 IDC를 시작으로 경기도 일산과 분당에 IDC를 갖추고 있다. 2007년 일산센터를 설립하고 8년 만에 분당센터를 세웠는데 3년만에 또 다시 IDC 거점 확보에 나선 것이다.

    신설되는 가산 IDC는 최근 매각된 서초2센터의 대체제 역할이기도 하다. 서초2센터는 SK브로드밴드 IDC 중 가장 노후화된 시설로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지난 8월 매각이 결정됐다. 남아있는 서초1센터가 서초2센터 수요를 흡수해 운영된다.

    서초1,2센터를 포함해 네 곳의 IDC를 운영하고 있던 SK브로드밴드는 서초2센터를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신규 입지 진출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로 클라우드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 속에 국내 IT 중소기업들이 밀집한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에서 IDC사업을 키워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기에 글로벌 IT기업들도 한국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직접 데이터센터 구축을 타진하거나 통신3사에 IDC 임대를 논의하는 등 물 밑 작업이 본격화되며 신규 IDC 설립에 속도가 붙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미 지난 2016년부터 아마존웹서비스(AWS)에 IDC를 일부 임대하고 있다. AWS는 한국 진출 이후 서비스 사용자가 급증하며 추가적인 IDC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 현재도 IDC 입주 여부를 놓고 다양한 업체들과 협상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도 이 같은 글로벌 IT업체들의 추가적인 IDC 임대 수요를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IDC 인프라 확충에 돌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브로드밴드 뿐만 아니라 올해들어 이동통신업계에서 IDC 인프라에 투자하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KT도 서울 용산에 IDC 신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LG유플러스도 평촌 메가센터에 신규 전산동을 추가하며 내년 본격화될 IDC 임대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유휴 부동산 부지를 활용해 다수의 IDC를 보유하고 있는 KT나 규모를 앞세운 LG유플러스에 비하면 SK브로드밴드의 IDC사업은 진척이 다소 더딘 상황이다. 이번에 신설되는 가산 IDC의 경우 규모나 서비스 측면에서 글로벌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해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IDC 수요가 급증하며 기존 센터 이외에 신규 설립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