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윤당아트홀 5월3일~6월29일까지… 새로운 창작 음악극으로 관객 사랑 독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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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벼랑끝 날다'(Flying off the Cliff)의 순수 창작극 ‘클라운타운(ClownTown)’이 음악극의 장르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음악극 클라운타운은 광대의 삶과 숙명을 잘 묘사하고 있다. 빨간 코를 지닌 클라운들로 구성된 작은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해프닝을 코믹하게 터치하고 있다.

     

    빠빠는 메인 캐릭터로 클라운타운의 촌장이다. 이 빠빠를 중심으로 여자 셋(미미, 비비, 수쓰), 남자 셋(부푸, 뮤트, 지퍼)의 클라운들이 등장한다. 말보리오는 까만 코의 클라운으로 울타리너머에 사는 악당이다.

     

    이 음악극 클라운 타운에는 루나가 등장한다.  하늘에 떠있는 달과 그것을 바라보는 빨간 코의 클라운들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어찌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설화에 등장하는 도깨비가 바로 클라운이다. 사람을 골탕 먹이고 재밌게 놀리면서 사람을 해치지 않는 도깨비. 그런데, 공연예술가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공연예술가는 돈도 되지 않고 현실과는 다른 엉뚱한 작업을 해놓고서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재밌게 놀려먹고 마지막은 커튼콜을 하는 동시에 관객들을 현실로 돌려보낸다. 즉, 클라운은 태양보다는 달과 가까운 존재이다. 세상의 많은 스토리텔링, 창조물들은 달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달을 주제로한 많은 설화들이 그걸 증명해준다.

     

    클라운은 배우이고 광대이다. 

     

    클라운의 종류를 분류하자면 ‘서커스 클라운 Circus Clown'과 ’씨어터 클라운 Theater Clown'이 있는데, ‘서커스 클라운'은 축제의 속성을 띠다보니 뿜어내고 발산하는 태양의 클라운인 반면에 ’씨어터 클라운'은 사람들의 주의를 흡수하는 달의 클라운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클라운은 비극과 희극, 기쁨과 슬픔이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극단의 존재라고 볼 수 있다. 클라운을 통해서 희극과 비극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같이 공존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해 준다.

     

    그러면, 클라운타운은 어디일까?

     

    클라운들이 모여 사는 장소를 지칭한다. 어떻게 보면 클라운타운은 혼성지역의 느낌도 있고 삼국시대의 ‘소도’같은 영적인 느낌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2014년 서울의 클라운타운은 어디일까?  대학로 일수도 있고, 방송연예인들을 훈련시키는 시설이 몰려있는 여의도, 신사동일 수도 있다. 클라운들은 외롭다. 아니 고독을 철저히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연애를 하기라도 하면 바로 소문이 나고, 가는곳마다 몰래카메라를 의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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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타리 너머

    클라운타운의 울타리 너머에 클라운들이 가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건 오래전 클라운들이 울타리너머에서 클라운타운에 정착한 후 불문률이 되었다.

     

    그런데, 울타리는 물리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지만 사회적인 규범 혹은 제재, 문화적인 속박 혹은 좋게 보면 상호간의 약속이고 규칙이다.

     

    울타리는 여백이다.

     

    열린 결말, 열린 의미이다.

     

    암묵의 희생(마피아 게임)

    클라운들이 클라운타운으로 돌아오는 과정 속에서 겪는 희생은 사실 마피아 게임과 유사하다. 어떠한 지점에 가면 서로 바라보고 모두가 동의하는 한 사람이 정해지면 떠나는데 이 게임을 실제로 하면 감당할 수 없을만큼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게 된다.

     

    암묵의 희생이 개인에게 있어선 희생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필연의 과정이다. 세대란 것은 보내줘야 하는 세대와 새로 맞이하는 세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과정이 거듭되고 반복된다. 세대간 갈등이 있기도 하지만 세대간 벽도 존재하는 법이다. 하여튼 암묵의 희생을 통해 지목받은 사람이 떠나야 하는건 참기 힘든 굴욕 일 수도 있다.

     

    그곳과 이곳(There & Here)

    음악극 내내 대화의 내용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이다. 이곳에서 항상 어떠한 곳, 지점을 꿈꾸고 바라는데 그곳을 가면 그곳이 이곳이 된다. 반면에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이 다른사람들의 눈에는 그곳이 될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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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운타운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우스꽝스럽게 큰 신발과 만화 캐릭터들이나 입을 법한 의상, 싱글벙글한 미소와 빨간 코. 머리부터 발 끝까지 어느 하나 우습지 않은 부분이 없는 광대들에게도 애환이나 슬픔이라는 것이 있을까?

     

    음악극 클라운타운은 클라운타운 밖 세상을 꿈꾸는 광대들의 이야기다. 연극도 뮤지컬도 아닌 음악극이라는 장르를 표방하며 배우들의 노래와 춤, 라이브 연주가 쉴 새 없이 등장하는 것이 신선하다.

     

    미미는 새벽에 일어나 울타리밖을 동경한다. 매일 똑같이 일어나 밥먹고 루나를 찬양하는 행위를 하는것에 지루함을 느낀다. 그래서 빠빠에게 울타리너머에는 어떤 세계가 있는지 물어본다.

     

    가보고 싶다는 거다.

     

    하지만 빠빠는 적극적으로 말린다. 만일 그곳으로 가면 이곳으로 오는데 댓가를 치뤄야 한다는 거다. 못올 수도 있다는 거다.

     

    하지만, 미미의 선동으로 모든 클라운들은 클라운타운을 탈출 한다. 이제 클라운타운에는 빠빠만 남게 된다. 빠빠는 클라운들이 겪게될 운명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을 구출하려고 클라운타운을 떠난다.

     

    6명의 클라운들은 말보리오에게 걸려 밥도 제대로 못먹고 혹독한 훈련을 강요 받는다. 이제야 그들이 깨닫는다. 그렇게 동경하던 그곳이 그들이 클라운타운에서 즐기던 이곳과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드디어 몰래 도망치기로 결심을 하고 똑같은 일이 반복 된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즐겁게 살 수 있는 클라운타운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당연히 악당 말보리오는 방해를 한다. 이때 등장하는 빠빠. 우여곡절 끝에 이 클라운들은 클라운타운으로 돌아 온다. 암묵의 희생을 통해 한명씩 대열에서 탈락을 한다. 탈락되는 대원들은 빨간코를 남아있는 대원들에게 반납을 한다.

     

    창작극 클라운타운은 압구정동 윤당아트홀에서 5월3일~6월29일까지 공연한다. 평일에는 오후 9시,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6시에 진행하며 전석 4만원이다. 인터파크 예매(사진제공 : 극단 벼랑끝 날다)

     

    뉴데일리 양성길 전문위원(http://intel007.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