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등규 회장 일가가 지주사 대보유통 지분 100%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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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이 최근 5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선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직적 계열화를 통해 '최 회장 일가'가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데다 기업 정보 공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15일 대보그룹 본사와 최 회장의 자택, 대보정보통신 문진일 대표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대보그룹은 고속도로 휴게소와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시스템 등을 운영하며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이 넘어선 알짜 기업이다.

     

    지난 1981년 대보실업으로 출발해 현재 대보건설, 대보실업, 대보유통, 보령물산, 대보정보통신, 서원밸리 컨트리클럽(골프장)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이 2008년경 문 대표에게 비자금 조성을 위한 관급공사 수주 로비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비자금 조성 경위와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대보그룹의 비자금 조성이 수직적 계열화된 지배구조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최 회장의 '1인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대보그룹은 견제하고 감시하는 세력이 없어 비자금조성, 횡령, 분식회계 등 각종 기업비리와 관련된 유혹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라는 얘기다.

     

    실제 대보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지주사격인 대보유통의 지분을 최 회장 일가가 100% 소유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15곳, 주유소 13곳을 운영하는 대보유통은 최 회장과 부인 오수아 여사가 각각 32%, 33%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수아 여사와 자매지간인 오안숙씨가 3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대보유통은 또 최 회장과 함께 전문건설사인 대보실업 지분 92.19%를, 대보실업은 대보건설 지분 91.1%를, 대보건설은 대보정보통신 지분 51.00%를 보유하는 형태의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보그룹은 대보유통에서 수직적으로 내려오는 단순 구조로 최 회장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며 "외부 차입금도 없이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외부의 감시나 견제를 받지 않아 기업 비리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대보그룹 관계자는 "현재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어서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언급을 최대한 자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