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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이 비자금 의혹에 휩싸였다.
서울 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최근 박삼구 회장이 회사 운영 과정에서 거액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이 계열사 사이의 거래 과정에서 납품 단가를 부풀린 뒤 되돌려 받는 등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만들었으며, 현재 관련 자료에 대한 분석을 마친 뒤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 그룹 임직원을 불러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한 관계자는 "첩보가 입수돼 확인하하는 초기 단계다.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금호아시아나 측은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박 회장이 거액을 횡령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다. 검찰 조사 결과로 결백하다는 것이 발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박 회장은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이 2009년 주력 계열사였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명의로 기업어음 4200억원어치를 발행, 계열사에 떠넘겼다는 배임혐의로 박삼구 회장을 고소했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과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명의로 발행한 4200억원어치 기업어음은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 대한통운 등 12개 계열사가 사들였다. 이후 2009년 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 역시 형제간 갈등의 연장선으로 비춰진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합심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시기에 반기업 정서 확산으로 이어질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한편, 박삼구 회장은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 박찬구 회장은 넷째 아들로 형제간인 두 사람은 지난 2009년 일명 '형제의 난'으로 통하는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2010년 이후 각각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을 분리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