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세미나…보험 관행 개선·정밀한 분류 요구 등 비판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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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를 설명하고 있는 황진태 교수.ⓒ뉴데일리 DB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보험판매채널의 제도개선을 위해 '보험중개업'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한 세미나에서 제시됐다.
이에 대해 대체적으로 중개업 제도의 의의를 인정하면서도, 그 이전에 무리한 실적을 요구하는 관행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보험의 정밀한 분류 없이 제도를 도입하면 부작용이 크다는 비판도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금융위원회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연회실에서 "보험판매채널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8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보험 판매채널의 건전화를 도모하고, 판매자의 책임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주제발표자인 황진태 대구대 교수는 미성숙한 모집관행의 근본원인은 전문성과 도덕성이 부족한 보험대리점의 난립과 보험회사의 통제권 부재,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성 부재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황진태 교수는 "보험상품중개업 제도를 도입해 법인대리점과 중개사가 일정요건을 충족하면 보험상품중개업자로 의무 전환시켜 법적 지위를 부여한 뒤, 판매자책임도 함께 지도록 해 상품판매에 있어 도덕적 해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덧붙여 그는 "이 경우 보험상품중개업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로부터 독립지위를 보장받는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매채널 제도가 정비돼 있지 않아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이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인만큼, 보험대리점의 법적 권리와 의무를 명시해 책임성을 확보하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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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는 패널들.ⓒ뉴데일리 DB
발제 이후 이어진 2부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보험판매채널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경수 에이플러스에셋 어드바이저 대표는 "우리나라 보험시장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가 세계 5위일 정도로 큰 데, 소비자들의 보험만족도는 컨설팅사인 캡제미니 보험 보고서를 보면 30개국 중 꼴찌였다"면서 "이는 불완전판매가 많고 설계사가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입을 유도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경수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험상품 중개업 도입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중개업제도가 정착되려면 기존 대리점 채널과의 관계, 별도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명확화 등이 이뤄져야 하고 제도 도입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별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이전에 기존의 법인대리점 문제도 일정부분 해결해야 한다"며 "보험사와 연계한 계약관리, 모집자 교육 등으로 불완전판매율을 떨어뜨리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기욱 사무처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제도의 신설은 와 닿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어떤 판매채널이든 과도한 경쟁과 실적위주의 관행이 바뀌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중개업 제도가 만능키가 될 수 없음을 지적했다.
정세창 홍익대 교수는 "중개업이 도입되면 중개업자의 책임과 권한에 맞는 전문성이 중요해진다"면서 "보험업법 13조를 참조해 중개업 등록 제한 사유를 두고 자격시험과 법규 등에 대한 교육도 시행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만영 HIS 보험중개 대표이사는 "불완전판매가 개인보험에서 주로 발생하는 문제지만, 기업보험의 문제는 아니다"면서 "보험중개업계 입장에서 판매채널 개선의 당위성은 공감하나, 개인보험과 기업보험을 구분하는 등 좀 더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렇듯 보험 판매채널 개선을 위해 많은 논의가 쏟아진 세미나였지만, 불완전판매 등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는 패널이 없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이기욱 사무처장 등 소비자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패널들도 섭외했다"며 "이번 세미나 자체가 보험 판매채널 제도 개선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보니 이 부분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