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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상시(十常侍)’란 중국의 후한 말에 어린 황제를 보좌하면서 권력을 마구 휘두른 10여명을 지칭하는 말이다.
    황제는 십상시에 휘둘려 나랏일을 뒤로한 채 제국을 쇠퇴시켜 결국 망하게 한 인물로 알려졌다. 힘이 없는 황제를 뒤에서 조정하며 넓은 영토를 소유하고 정치를 장악해 실질적인 권력을 휘둘렀으며 그 가족들과 아는 지인들도 높은 관직을 얻어 위세를 떨쳤다고 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항상 권력자나 재력가 곁에는 항상 사람들이 넘쳐난다.

    유방을 도와 한나라 통일시킨 한신, 유비의 책사 제갈량 등 놀라운 혜안을 가진 현자들이 있었고 나라를 폐망시킨 ‘십상시(十常侍)’ 같은 간신의 무리들도 있었다.


    #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배후엔 누가 버티고 있을까?

    재계서열 5위 롯데그룹의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롯데그룹의 경영권분쟁을 촉발시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배후엔 누가 버티고 있을까?

    신동주 회장 뒤에서 롯데의분쟁에 불을 지피는 주역은 SDJ코퍼레이션 ‘민유성 고문’이다.

    민유성 고문이 조직한 '신동주 사단'의 구성원을 보자.
    모두 민 고문과 가까운 사람들로 채워졌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문꼬리를 잡고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을 흔들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만든 SDJ코퍼레이션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새로운 비서실장 전무로 외환은행 부장 출신 권종순(58)씨를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SDJ코퍼레이션이 지난달 20일 임명한 법무법인 두우의 나승기(48)씨가 '가짜 변호사'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SDJ코퍼레이션 측에서 임명한 비서실장들은 그룹 일원으로 속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식 임명 절차도 밟지 않은 사람들이다. 즉, 롯데그룹과 무관한 인물들이다.
    논란이 되는 점은 분쟁을 주도하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 참모진들 모두 민유성씨의 동창 또는 지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달 20일 임명된 후 가짜 변호사 논란으로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나승기씨의 경우 법무법인 두우의 직원 출신이었다. 두우는 민유성씨가 신동주 전 부회장의 법률 지원을 명목으로 끌어들인 법무법인 두 곳 중 하나로, 민유성씨의 경기고 동창인 조문현씨가 대표변호사로 있다.
     
    이번에 새로 비서실장에 임명된 권종순씨는 민유성씨와 서강대학교 74학번 동창이다. 외환은행에서 임원에도 오르지 못한 채 지난 4월 부장으로 퇴직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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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유성씨가 개인 인맥 동원,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점유

    이렇듯 민유성씨가 개인 인맥을 동원해 신격호 총괄회장 비서실장에 앉힐 수 있는 상황은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의 SDJ코퍼레이션 측이 집무실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밖에도 민유성씨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 끌어온 인물은 고교 동창생인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변호사, 산업은행장 당시 부하직원 정혜원 상무 등이 있다. 최근 민유성씨가 언론사들과 접촉할 때 정혜원씨 남편인 구세훈씨가 동행하고 있는 정황도 보이는데 그도 민유성씨가 설립한 나무코프의 임원으로 되어 있다.
     
    전 국책은행장이 민간기업 경영권 분쟁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데, 개인 인맥까지 총동원하는 것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참모진은 업계에 알려져 있거나 특별한 족적을 남긴 적이 없는 개인 인맥 동원일 뿐이며, 단지 민유성씨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으로부터 고문, 전무, 상무 등 고위 직급을 부여 받아 고액의 보수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을 포함, 민유성씨에 의해 합류한 사람들의 보수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모두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제기한 여러 소송의 변호사 수임료만 봐도 그 규모가 과도하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민유성씨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소위 '빨대'를 꽂았다는 말이 공공연히 언급되고 있다. 롯데의 브랜드 이미지나 국가적 가치가 훼손되더라도 소송 등의 분쟁 국면을 오래 끌고 가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 아닌지 의심하게 한다.
     
    민유성씨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 가담할 당시 개인적인 친분을 내세웠지만 분쟁을 통해 보수를 챙기는 용병집단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국가경제와 롯데그룹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도 향후 큰 부담만 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