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때리기로 밑바닥 표심 잡기'…오히려 유권자 기만터무니 없는 약속, 지역경제 악영향…"삼성, 사실무근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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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이나 대선과 같은 전국적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기업 때리기를 밑바닥 표심을 잡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 출신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후보(광주 서구을)가 내놓은 '삼성 공장 유치' 공약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4·13 총선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향자 더민주 후보는 과거 삼성전자에 다녔다는 이유를 내세워 자신의 지역구에 삼성 공장을 유치할 수 있다는 식으로 표를 얻기 위한 터무니 없는 공수표를 날렸다.

    실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하루 전날인 6일 "양향자 후보와 함께 삼성전자 미래 자동차 산업을 광주에 유치해 5년간 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직접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더민주가 내건 공약을 보는 민심은 싸늘하다.

    광주광역시 서구에 사는 A씨(자영업·51세)는 "서구에는 사실상 대규모 공장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면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공수표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든 유권자들이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기업이 결정해야 할 사안을 일개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사람이 '약속을 받았다'는 식으로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은 광주시민들을 사실상 바보 취급하는 것과 같다"고 분개했다.

    양향자 후보는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여성 임원 출신이다.

    삼성 역시 당시 발표 직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삼성 측은 "(자동차) 전장사업의 구체적 추진 방안과 투자 계획을 아직 검토한 바 없다"며 김 위원장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더민주는 선거 막판 판세를 뒤집기 위해 현실성 없는 공략을 내걸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달 말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향자 후보와 맞붙는 천정배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48.6%로 집계됐다. 반면 양향자 후보는 21.2%에 그치며 배 이상 차이로 뒤처져 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실장은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절박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거짓 사실을 발표하는 것은 공당의 도리가 아니다"며 "정치 신인인 양향자 후보가 과거 정치인들처럼 구태의연하게 공수표를 난발하는 모습은 오히려 선거에 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공약(公約)이 아닌 공약(空約) 탓에 유권자들만 혼란스럽게 됐다. 더욱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 근거 없는 낭설이 퍼져 그릇된 의사결정을 양산하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밖에도 정치권이 이번 선거를 위해 제작한 공약집을 들여다보면 반기업적 내용들이 다수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 공약의 경우, 새누리당은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최대 9000원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수년 내 1만원까지 최저임금을 인상하겠다는 정책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인상안은 기업의 부담과 생산비용을 상승시켜 되레 사람을 뽑지 않는 노동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안을 제시하며 표심 잡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기업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공략들이 나와야 하는데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반시장적 공략들만 쏟아지고 있다"며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포퓰리즘 정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