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2호점 올해 오픈… 한샘·현대리바트·까사미아 "해볼 만 하다" vs 중소·중견 브랜드 "어렵다"
  • ▲ 이케아 광명점 외관 ⓒ이케아
    ▲ 이케아 광명점 외관 ⓒ이케아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가 2017년 두 번째 한국 매장 이케아 고양점(가명)을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이에 국내 가구업계는 해볼 만 하다는 의견과 고심이 깊다는 두 가지 목소리로 양분되고 있다. 

    3일 가구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한샘·현대리바트·까사미아 등은 이케아 2호점 출범에 대해 시장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샘은 이케아 1호점 출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한샘의 영업이익은 423억4000만원으로 직전년도와 비교해 31.0% 신장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4748억2800만원으로 직전년도와 비교해 16.0% 신장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리바트도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1842억7900만원과 97억200만원을 기록해 직전년도 보다 각각 6.1%, 10.2% 증가했다. 

    이케아의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소비자들의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증가해 시장의 규모가 커져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한샘은 이케아와 사업 방향성이 차별화 되는 만큼 문제 될 것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샘 관계자는 "이케아는 도심 외곽지역에 초대형 매장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반면, 한샘은 접근이 편리한 도심 매장에서 가구부터 건자재까지 한국인의 주거 환경에 맞는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며 "구매·상담·시공까지 책임지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이케아와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도 이케아 진출 이후 가구 시장이 홈퍼니싱 시장으로 확대돼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현대리바트는 이케아가 출점하지 않은 광역시와 지방 신도시 상권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향후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반면 중소·중견 기업 규모의 브랜드 대부분은 이케아의 2차 공습에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대내외적인 경기 침체와 정국 불안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얼어붙은 가운데, 이케아의 저렴한 가격과 맞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가 국내 시장 진출 이후 가구업계는 이케아를 따라 종합홈인테리어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라며 "결국은 규모의 경쟁이다. 자본금이 적고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는 사실상 살아남기 힘들다"고 성토했다.

    실제로 2014년 이케아 출범 이후 가구업계는 종합홈인테리어기업으로 대부분 변신했다. 주방가구 전문 브랜드인 에넥스는 2016년 초 종합 인테리어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고 장수돌침대도 인테리어 가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케아 광명점 오픈 이후 중소·중견 기업들의 폐점도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이케아 1호점과 직선거리로 6.5km가량 떨어진 광명 가구단지에서는 영업 중이었던 30개 가구 매장 중 3~4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에몬스가구 회장 역시 지난해 12월 진행된 품평회에서 이와 같은 맥락의 어려움을 표하며 목표 매출을 하향 조정했다.

    김 회장은 "대내외적인 요인과 이케아 2호점 출범 등으로 2017년 힘들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2017년에는 19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1800억정도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38만3000여가구로 2000년 이후 역대 최대물량이 쏟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사실상 최소의 성장폭을 목표로 잡은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규모가 크거나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기업이라면, 이케아의 2호점 출범으로 시장 규모가 더 커져 오히려 윈윈효과가 기대된다"며 "하지만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는 이케아와 가격 경쟁은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고급화 전략을 쓰기도 어려워 상황이 무척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양시에 오픈하는 이케아 2호점은 연면적 16만4000㎡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선다. 특히 이케아 2호점 지상 1층과 지하 1층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사용할 예정으로 1호점인 광명점보다 집객 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는 1호점인 광명점을 통해 지난해 3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년간 매장을 다녀간 방문객 수도 600만~700만명 수준으로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