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가격 인상 검토 소식에 눈치만 보는 경쟁 업체들"AI 여파로 인한 육계 가격 상승, 인건비·임대료·배달앱 수수료 등 제반 비용 상승 부담도 커"
  • ▲ 관련 사진. ⓒBBQ
    ▲ 관련 사진. ⓒBBQ


    지난해 연말부터 줄이어 오르는 장바구니 물가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치킨 가격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발발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육계 가격이 오르면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것은 물론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 앱 수수료 등 전반적인 부대 비용이 오르자 이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가맹점주들의 끊임없는 가격 인상 요청을 받아왔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과 여론의 뭇매를 우려해 어느 업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가맹점 수 기준, 국내 치킨 업계 1위인 BBQ가 최근 가격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쟁 업체들은 모두 BBQ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치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치킨값을 1000원만 올려도 워낙 소비자 저항이 심한 탓에 누구도 섣불리 먼저 나서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업계 1위인 BBQ가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 눈치보던 업체들도 줄이어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Q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인상 시기와 인상 폭 등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며 "AI 영향으로 육계값이 오른 것도 부담이긴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여러 제반 비용 상승으로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자료에 따르면 이달 육계 산지 가격은 전년 동월(1372원)보다 30% 이상 오른 kg당 1800~2000원으로 예상된다.

    원재료인 육계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데다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 건당 1000~1500원에 달하는 배달 앱 수수료 등 비용 부담이 늘면서 가맹점주의 수익구조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실정이다.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각사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각사

    서울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 A씨는 "치킨값은 수년째 그대로지만 가게 임대료는 매년 오르고 있어 부담이 크다"며 "예전에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조선족이나 중국인 등을 고용하기도 했지만 갈수록 서비스 경쟁이 심해지면서 요즘엔 사람 뽑는 것도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부터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 앱으로 치킨을 주문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배달앱 수수료도 무시 못할 수준이 됐다"며 "프랜차이즈 치킨 한마리 팔아봤자 3000~4000원 남는데 거기서 배달 수수료 1500원 떼고, 카드 결제 수수료 2.5% 떼고 나면 정말 남는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치킨 업체는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BBQ는 9년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BHC치킨은 2009년, 교촌치킨은 2014년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굽네치킨과 네네치킨도 5년째 같은 가격을 유지해오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관계자는 "인건비나 임대료가 오를때마다 치킨 값을 올릴 수 없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높은 가격을 책정하거나 시간 차를 두고 일부 메뉴 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리는 등 소비자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요즘 배달 앱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고 SNS 마케팅과 같은 전에 없던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면서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BQ의 가격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이 결정되면 눈치만 보던 다른 업체들도 연달아 가격을 올릴 것"이라며 "기본 메뉴인 후라이드 등 일부 메뉴를 각 1000원씩 올리는 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교촌치킨과 bhc, 굽네치킨, 네네치킨 등 치킨 업체들은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은 맞지만 결정된 바는 전혀 없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가격 변동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