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섀도 보팅 땐 '사채권자' 역할 커… 사채권자 손실多 문건에 '발칵'

  • 오는 1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왼쪽),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32곳의 기관투자자와 직접 만나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을 설득하기로 했다.  ⓒ 뉴데일리
    ▲ 오는 1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왼쪽),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32곳의 기관투자자와 직접 만나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을 설득하기로 했다. ⓒ 뉴데일리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재조정 성사가능성을 단 1%라도 더 끌어올리기 위한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의 공들이기가 계속 되고 있다. 

오는 1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최종구 수출입은행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32곳의 기관투자자와 직접 만나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을 설득하기로 했다.  

'P플랜'의 배수진만으론 채무재조정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설득전'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이날 채무재조정 동의 여부를 일주일 더 고민하기로 했고 시중은행은 오는 7일까지 동의 여부를 밝혀달라는 요청에 아직까지 응답이 없다. 

사채권자들은 정부가 제시한 채무재조정 대상에 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가 제외된 점을 들어 결국 사채권자 부담이 가장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 국민연금 섀도 보팅 땐 '사채권자' 역할 커 

금융당국이 국책은행 수장과 대우조선 사장까지 불러 설명회를 개최한 데는 사채권자들의 반대기류 확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집회를 코 앞에 두고 손실 분담의 형평성이 결여됐다는 자료가 퍼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냉랭한 기류가 퍼지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 부서에서 작성한 이 자료는 정부가 제시한 채무재조정 대상에 국책·시중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가 제외돼 결론적으로 RG가 없는 사채권자의 출자전환 비중이 커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RG는 조선사가 선주사에 배를 인도하지 못하면 은행이 선주사에 계약비용을 물어주는 보증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산은 관계자는 "확정지급보증 이뤄지면 약정대로 출자전환이 될 것"이라며 "은행들이 RG로 수혜를 본다는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1:1로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 자리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32곳의 기관투자자 중 27곳은 모두 대우조선을 비롯한 산은, 수은과 최소 한 차례 이상 일대일 면담을 가졌다. 

  • 오는 1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최종구 수출입은행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32곳의 기관투자자와 직접 만나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을 설득하기로 했다. ⓒ 뉴데일리
    ▲ 오는 1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최종구 수출입은행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32곳의 기관투자자와 직접 만나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을 설득하기로 했다. ⓒ 뉴데일리


  • ◇ 국민연금 찬반 선택 안할 가능성 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이 '사채권자'의 판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를 좌우할 국민연금이 선택을 안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기권할 경우, 다른 투자자들이 모두 찬성할 경우 국민연금은 '섀도 보팅' 형식으로 이를 따르는 것으로 간주된다.

    국민연금 내부적으로는 반대 기류가 강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늘 매는 우리가 맞고 뒤치다꺼리를 하는게 말이 되냐"고 했다. 

    국민연금 투자결정은 자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 과반수가 찬성이 필수적이다. 자금운용본부 관계자는 "공단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임종룡 위원장은 "투자자의 결정은 경제적 실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한다"면서 "만약 합의되지 않을 경우 P플랜을 갈 수밖에 없다. 주채권은행과 대우조선을 이를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P플랜은 법정관리 일환으로 대우조선을 단기법정관리에 돌입, 사채권자의 투자금액의 90%를 강제로 출자전환하게 된다. 이 경우, 전체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