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0주년 2019년 매출 2000억 목표
  • ▲ 신일산업 천안공장 선풍기 제조라인 ⓒ 뉴데일리 공준표
    ▲ 신일산업 천안공장 선풍기 제조라인 ⓒ 뉴데일리 공준표



    "우리는 더워 죽겠단 말 못 합니다. 날이 더울수록 매출이 좋으니까요"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하지(夏至)'였던 지난 21일 신일산업 천안공장을 찾았다. 1959년 설립 후 모터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신일산업은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내 선풍기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손꼽힌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 위치한 신일산업 천안공장은 전체 3만4943㎡(약 1만570평) 규모로 제품 공장과 창고, 사무실 등이 자리하고 있다. 신일산업은 올해 선풍기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41% 늘려 약 192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성수기인 6월 현재 약 120명의 직원이 제조라인에 투입돼 있다.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양옆으로 나뉘어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가 보였다. 왼쪽 라인에서는 업소용 대형 선풍기를, 오른쪽 라인에서는 가정용 좌식 선풍기를 조립하고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는 30도에 육박하는 바깥 더위와 싸우기라도 하듯 바쁘게 돌아갔다. 제품 조립을 위해 부품을 쫓는 생산 직원들의 눈과 손도 함께 분주했다.

  • ▲ 가정용 좌식 선풍기 조립 라인 ⓒ 뉴데일리 공준표
    ▲ 가정용 좌식 선풍기 조립 라인 ⓒ 뉴데일리 공준표



    천안공장에서는 성수기인 6월 중순 기준으로 하루 평균 3000여 대의 선풍기를 생산한다. 성수기에는 주말과 휴일 없이 공장을 운영하며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약 20초당 1대의 선풍기를 생산하고 있다.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선풍기 제조 특성상 마지막 박스포장을 제외한 제조 전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신일산업이 보유한 600여 종류의 선풍기 모델 조립방식이 모두 달라 공정 자동화가 어려운 것도 있다.

    선풍기 생산은 몸체 쪽 부품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움직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몸체 쪽 부품이 전선 연결, 모터 부착 등 각 파트를 거치면서 선풍기 본체가 완성된다. 천안공장에서는 공장 바깥에서 들여온 모터, 내부 전선, 플라스틱 몸체 등의 부품들을 조립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조립을 마친 본체는 중간 검사실에 들러 정상 작동 여부와 풍량 검사를 받는다. 풍량 검사는 날개 부착 없이 강·중·약 버튼을 눌렀을 때 적정 전류가 흐르는지를 점검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 ▲ 조립을 마친 선풍기 본체가 풍량 테스트를 받는 모습 ⓒ 뉴데일리 공준표
    ▲ 조립을 마친 선풍기 본체가 풍량 테스트를 받는 모습 ⓒ 뉴데일리 공준표



    본체 조립과 풍량 검사를 마치면 박스포장 라인으로 이동한다. 부피가 큰 선풍기 날개와 망 부분은 본체와 조립하지 않고 분리한 상태로 박스에 함께 넣는다.

    포장을 마친 제품은 1, 2, 3층에 위치한 제품 창고에 쌓여 무작위 선별검사를 기다린다. 출하 직전 실시하는 무작위 성능검사는 운반용 팔레트에 쌓인 제품 중 한 박스를 무작위로 뜯어 진행한다. 마지막 무작위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제품들은 트럭에 실려 전국 30개 전문 대리점과 전자제품 판매점에 납품된다.

  • ▲ 출하 준비가 완료된 선풍기를 트럭에 싣는 모습 ⓒ 뉴데일리 공준표
    ▲ 출하 준비가 완료된 선풍기를 트럭에 싣는 모습 ⓒ 뉴데일리 공준표



    제조 공장을 둘러본 후 2층에 위치한 성능 점검실을 찾았다. 점검실에는 출시를 앞둔 신제품들이 돌아가고 있었다. 점검실에서는 제품을 쉬지 않고 작동하며 작동 중 발견될 수 있는 결함을 살피는 내구성 테스트를 실시한다.

    선풍기 한 대를 기준으로 400~500시간 정도를 켜두고 오류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안전한 제품으로 판단한다. 작동 테스트 외에도 전원 코드·작동 버튼, 선풍기 망·본체 간 이음새 강도 측정을 위한 실험 공간도 살펴볼 수 있었다.

  • ▲ 제품 내구성, 강도 테스트실 ⓒ 뉴데일리 공준표
    ▲ 제품 내구성, 강도 테스트실 ⓒ 뉴데일리 공준표



    생산 라인과 제품 점검실을 거쳐 사무동에 위치한 제품 전시관을 찾았다. 제품 전시관에는 1970~80년대의 추억이 담긴 '파란 날개 선풍기'부터 최근 신제품까지 신일산업의 다양한 역사가 전시돼 있었다.

  • ▲ 1979년 출시 모델 신일산업 '파란날개 선풍기' ⓒ 뉴데일리 공준표
    ▲ 1979년 출시 모델 신일산업 '파란날개 선풍기' ⓒ 뉴데일리 공준표



    신일산업 선풍기의 강점은 모터 기술이다. 오랜 기간 축적된 신일만의 모터기술을 바탕으로 한 '볼베어링 모터'는 중국산 저가형 모터와 달리 소음과 발열이 적어 선풍기용 모터로 적합하다.

    이 같은 모터기술을 바탕으로 신일산업은 최근 음성인식 선풍기 '알파팬'을 선보였다. 신일의 2017년 주력제품인 알파팬은 음성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어 "써니야 응답해"라는 명령어로 전원을 켤 수 있다. 바람세기, 회전, 타이머 등 선풍기 전 기능을 사용자 목소리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년 여름에는 이동통신사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기능을 탑재한 선풍기도 출시할 계획이다.


    ◇ 신일산업 음성인식 선풍기 '알파팬' 시연영상




  • 신일산업의 또 다른 신제품 '에어 서큘레이터 터보'는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는 세컨드 가전으로 인기가 높다. 에어컨 냉방 효율을 높여 전기료 부담을 덜어주는 에어 서큘레이터는 최근 수요가 부쩍 높아졌다. 선풍기로도 단독 활용이 가능한 에어 서큘레이터 터보는 터보풍, 자연풍 등 6단계 풍량 모드를 지원해 사용자 생활 패턴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신일산업은 혁신적인 신제품을 바탕으로 올해 중 매출과 영업이익을 20%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신일은 지난해 매출 1244억원과 영업이익 44억원을 올려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활발한 신제품 출시와 연구개발(R&D)부문 투자를 통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까지는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병기 신일산업 생산관리 팀장은 “올여름 에어 서큘레이터 등 냉방 가전 수요가 크게 늘어 올해 매출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중국 위탁생산보다 국내 직접생산이 활성화되길 기대하며 신일산업은 이를 위한 업무 계획을 지속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신일산업 천안공장 전경 ⓒ 신일산업
    ▲ 신일산업 천안공장 전경 ⓒ 신일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