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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기업 신일산업이 소액주주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방어하면서 경영정상화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신일산업은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인 27명의 소액주주가 제기한 안건이 지난 1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부결돼 폐기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 측이 제시한 안건은 정관 변경과 신임이사 선임이 주된 내용이다. 소액주주 측은 3명 이상, 5명 이내로 규정된 등기이사 관련 정관을 '3명 이상'으로 바꿔 신규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고자 했다. 정관변경 부결로 신임이사 선임 건은 자동으로 폐기됐다.
적대적 인수합병이란 대주주 외의 제3자가 회사 경영권을 빼앗는 인수합병 방식을 뜻한다. 대주주 지분이 낮고 내부 정보가 공유되는 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의 주 타깃이 된다. 지난 3월 기준 김영 회장 등 신일산업 최대주주 지분은 13.86%이며 나머지인 약 80% 정도를 소액 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앞서 신일산업은 임시주총을 소집한 소액주주 측을 '경영권 분쟁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으로 규정하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해왔다.
신일산업의 경영권 분쟁은 2014년 2월 공인노무사 황귀남씨가 신일산업 지분을 매수하면서 시작됐다. 황 씨는 두 차례에 걸쳐 11.27%의 지분을 취득했으며 당시 신일산업 김영 회장의 지분율은 8.40%에 불과했다. 김영 회장의 낮은 지분율이 경영권 다툼의 씨앗이 된 셈이다.
이후 소액주주 모임도 경영참가를 선언해 경영권 향방은 더욱 복잡해졌다. 당시 주주 측은 김영 회장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자진해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고 그동안 매출 등 회사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신일산업은 경영권 다툼이 있었던 2014년부터 다음 해인 2015년까지 각각 1억6000만 원, 5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경영난이 계속되자 지난해 4월에는 당시 중국 법인장으로 근무하던 김권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경영혁신을 꾀했다. 1년간의 노력으로 신일산업은 지난해 12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김권 신일산업 대표는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회사에 대한 주주들의 확고한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경영권 안정과 실적 향상을 위해 책임경영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권 대표는 매출 상승과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로 창사 60주년을 맞는 2019년 중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력제품인 선풍기와 공기순환기(에어 서큘레이터)의 인기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1245억 원)을 경신한 신일산업은 브랜드마케팅과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성장세를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