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영세업자, 인건비 부담 늘어… 매출 감소·수익악화 우려정부, 3조원 예산 투입 계획… 정확한 대상과 방안 마련되지 않아 지적인건비 상승, 소비자 물가 상승 도미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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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됐다. 시급 1만원 시대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위기지만 최저시급을 적용한 인력 고용률이 높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치킨·피자 등 프랜차이즈 업계는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바라보는 유통업계의 기대와 우려를 짚어본다.<편집자주>  

'갑질 논란'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맞았다.

동네에서 영업하고 있는 소규모 식당과 배달 위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인건비 상승은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점에서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대비 16.4% 인상한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치킨과 피자, 햄버거 등 배달 위주로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부담이 높은만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달 업무는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릴때, 덥거나 추울때 오히려 일이 더 바빠지기 때문에 3D 업종으로 불릴 만큼 힘들다"며 "때문에 배달 직원은 최저 임금보다 1000~2000원 더 높은 임금을 주고 있는데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또 올려줘야 할텐데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 임금이 오르면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동네 피자집이나 치킨집, 중국집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아르바이트생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며 "시급은 올랐지만 오히려 일자리 수는 줄 수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교촌치킨, BBQ와 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배달 직원들의 고충을 감안해 
현재 최저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책정해 지급하고 있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배달 직원의 임금도 더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저임금 지원에 약 3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금액과 지원 대상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
전국 600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있는데 예산 3조원을 단순 계산해보면 한 달에 30~40만원 수준의 지원이 가능하다"며 "이 예산으로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이와 관련해 자료를 제출하고 증빙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텐데 실질적으로 이게 전국 소상공인들에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발을 가라앉히기 위한 생색내기용 방안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건비는 결국 원가 부담이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본사나 가맹점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이상 올라가면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올 초 제너시스BBQ와 교촌치킨은 가격인상을 발표한 이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철회했다. KFC는 치킨 가격을 6.8% 올리고 이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그렇게 치킨값 가격 인상 파동은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게 되면 결국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치킨 가격 인상은 본사의 의지보다는 가맹점주들의 요청이 더욱 큰 부분"이라며 "최저임금까지 오르게 되면 지금까지 본사와 가맹점주가 감내해 온 원재료비 상승분에 인건비까지 더해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달 위주 업체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가격 상승 요인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최저임금은 16%가 넘게 오르는데 제품 가격 인상은 무조건 반대하는 분위기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 방안 없이 최저임금이 오르게 될 경우 규모가 작은 
영세상인일수록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매출 감소나 수익 악화를 넘어 폐업을 고려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됐다. 월급 기준으로는 157만3770원이다. 인상액 1060원은 역대 최대 규모이며 인상률 16.4%는 16.8%를 기록한 2001년 이후 최대 폭이다. 2010년 이후 인상률이 2.75∼8.1%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두 자릿수 인상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내년과 후년에도 이 수준으로 인상하면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무난하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