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증거 없는 맥빠진 공판에 비난 목소리만 커져'최순실 인지시점-부정한 청탁-청와대 개입' 등 핵심쟁점 공방"8월4일 결심공판…무죄, 집행유예 선고시 바로 석방"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만료 기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판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부회장의 공판은 지난 4월7일 시작해 42차례 진행됐다. 준비기일을 포함할 경우 이 부회장이 법정에 나온 횟수는 45번에 달한다.

    증인으로 출석한 인원은 50명을 넘겼고 참고인 및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에 응한 사람도 100명에 육박한다. 여기에 진술 및 비진술증거에 대한 서증은 10만 페이지를 거뜬히 돌파했다. 공판은 장기전에 돌입하며 얽히고 설킨 난전으로 치닫고 있다. 특검이 다양한 증인을 앞세워 난타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소사실은 의외로 단순한 모양으로 구성돼 있다. 경영권 승계라는 애로사항이 있던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대가 관계를 합의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 박 전 대통령의 경제적 공동체인 최순실에게 승마지원 및 재단 출연금을 제공했다는 논리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미리 알고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으며 ▲청와대가 삼성을 돕기 위해 개입과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해당 내용들이 공소사실의 핵심 쟁점인 셈이다.

    그러나 40차례의 공판에도 이같은 내용을 입증할 직접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특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더욱이 직접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와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불발되면서 특검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최순실 존재 언제 알았나

    이 부회장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최씨의 존재와 영향력을 언제 알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회장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승마지원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은 엄청난 정보력을 갖고 있는 삼성이 최씨의 존재를 몰랐을리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2015년 박관철 발언 등 굵직한 사건을 주요 근거로 내세웠다.

    특히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승마계 전반에 대한 지원을 담당했던 삼성이 최씨의 영향력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때문에 최씨에 대한 지원과 대통령을 통한 특혜를 연장선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은 이 부회장이 최씨의 실체를 안지한 시점은 2차 독대에서 대통령의 질책이 있은 후라고 반박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승마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고 질책한 것에 당혹감을 느껴 배경을 확인했더니 최씨가 있었다는 논리다.

    이보다 앞선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달라는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서는 체육발전에 이바지해달라는 의례적인 요청으로 받아들였다고 항변했다. 비인기종목인 승마를 적극 지원해 올림픽 등에서 좋은 성적을 얻게 하자는 의미일 뿐이었다는 설명이다. 정유라의 존재와 관련해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알고 있었을뿐 대통령과 친분관계가 있는 최씨의 딸이라는 사실은 2차 독대가 있은 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승계 위해 부정한 청탁했나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대가관계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에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묵시적 청탁의 정황이 발견된다면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논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특검은 대통령 말씀자료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삼성의 애로사항을 숙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이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을 사전에 파악한 것만으로도 묵시적 청탁 관계가 인정된다는 주장이다.

    이는 이 부회장이 '어떤 일을 도와달라'고 구체적으로 청탁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암묵적인 양해만 있으면 부정한 청탁이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에 근거힌다. 대통령의 업무특성상 모든 부분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빈영된 셈이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근거 없는 의혹제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우선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라는 애로사항을 갖고 있었고, 물산합병을 포함한 금융지주사 전환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 판단하는 주장 자체가 잘못됐다는 반박이다.

    특히 말씀자료를 직접 작성한 청와대 행정관이 '언론보도를 통해 내용을 인지했고, 자료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모른다'고 증언한 만큼 독대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추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50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증언이 한 차례도 나오지 않으면서 변호인단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의 '개입-압력' 있었나

    이 부회장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미리 알고 있었고, 부정한 청탁이 있었더라도 '청와대가 개입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없을 경우 공소사실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대가 없는 청탁'이라는 비논리적 전제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특검은 공정위, 금융위, 청와대 관계자들이 증인신문으로 나올 때마다 청와대나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빠짐없이 확인했다.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안종범 전 수석이 삼성의 현안에 관심을 가졌는지, 삼성 관련 현안이 청와대에 보고됐는지 여부가 확인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한 자율적 보고만 있었을 뿐 청와대의 압박은 전혀 없었다'는 증언이 일관되게 나오면서 특검의 주장은 힘을 잃기 시작했다. 안 전 수석, 정유라, 김종 전 차관 등 특검에 유리한 증인들 조차 '삼성과 관련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언급은 없었다'는 증언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변호인단 역시 "관계부처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보고한 것을 제외하면 청와대가 부당하게 개입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증인으로 나온 공무원들의 일관된 증언이 그 증거"라고 항변했다.

    한편 이 부회장의 공판은 오는 26일 최순실 증인신문, 27일과 28일 피고인 증인신문을 거쳐 내달 4일 결심공판으로 진행된다. 쟁점을 다투는 공방기일은 1일과 2일 양일간 열린다.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는 통상 결심공판 후 2~3주 후에 열리는 것을 감안할 때 8월25일 전후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의 구속 만료 기한은 내달 27일이며 무죄나 집행유예가 선고될 경우 곧바로 석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