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관설 삼성생명 상무 증인신문, "그룹 개입 듣지도 못해" 증언"이 부회장 배후 주장에 '사실과 달라' 반박…승계 작업과 무관"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삼성이 '이슈를 공론화해 대안을 찾으려 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삼성이 은밀한 청탁을 통해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려 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뒤짚는 내용이다.

    손관설 삼성생명 상무는 18일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41차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손 상무는 삼성생명 소속으로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팀에 파견돼 근무했다. 그는 이승재 삼성생명 전무와 함께 금융위 관계자를 만나 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요청했고, 삼성의 의견서 등을 금융위에 전달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사 전환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었다고 주장하는 특검은 손 상무와 이 전무가 미전실 소속이라는 점을 들어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삼성이 금융위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금융지주사 전환이 IFRS4 2단계 도입으로 인한 자본확충을 위한 대안'이라는 사실이 기록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었다고 문제 삼고 있다.

    더욱이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같은 내용을 합의했기 때문에 금융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안을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인가권이 있는 정부기관을 상대로 보인 태도가 이례적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손 상무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공정위 실무자들은 문제를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을 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었다"며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이 사전 이사회 열어 이슈를 공론화해 문제점을 풀어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협의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말"이라고 반박했다.

    공정위에서 삼성이 제시한 전환계획안에 여러 문제점이 있어 해소하지 않고서는 승인해 줄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치자, 이사회를 열고 공론화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세웠다는 의미다.

    그는 이 부회장의 추진 의지가 강해서 원안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절차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미전실 소속 직원들이 나선 것이 그룹 차원의 개입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창구를 열기 위한 역할을 했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6년 2월 경 금융위가 부정적 입장을 전해온 뒤로는 '방영민 부사장이 금융위와 직접 접촉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방 부사장의 "감독 당국의 인허가 업무를 추진할 때 담당자와 가장 친한 사람이 먼저 나선 후 실무자들이 접촉하는게 관례이자 수순"이라는 증언과도 일치했다.

    한편 특검은 "미전실이 2015년 8월부터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자료를 검토한 사실을 비춰볼 때 미전실에서 주도적으로 검토했다고 볼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여러 다른 증거조사에 따라서 이같은 사실이 입증됐다. 지주사 전환은 이재용 및 삼성의 주요 현안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금융위에 제시한 수치나 자료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 가정을 전제로 제출한 것이지 실제 추진계획이 아니"라며 "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