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융기 KB자산운용 상무 “로보어드바이저, 인간-로보 대결 아냐”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은 무리한 기대
중장기적으로 일관된 자산관리 가능해

박예슬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9.28 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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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융기 KB자산운용 상무. ⓒ 뉴데일리

“우리나라에서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많이 왜곡돼 있다. ‘인간’대 ‘기계’의 대결 구도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간’과 ‘로봇을 이용하는 인간’으로 봐야 한다.”

홍융기 KB자산운용 멀티솔루션본부 상무는 최근 대중화되고 있는 자산관리에서 로보 어드바이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반인들의 오해를 지적했다.

로보 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자산운용 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투자자의 투자성향에 맞춰 알고리즘에 따라 자산을 운용하거나 자문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2017 글로벌 ETP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한 홍 상무를 만나 자산관리와 로보 어드바이저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었다.

-평소 로보 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로봇을 이용한 투자의 장점은 꾸준히 공부하고, 분석하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금융상품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상태에서 변액보험을 해 두면 그냥 내버려두고, 적립식 상품이라도 몇 년씩 관리해 목돈이 됐으면 이는 큰 자금인데 특별한 관리 없이 방치한다.

하지만 로보를 활용하면 자동으로 관리받을 수 있다. 자신의 자산 상황을 파악하고 시장상황과 연계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로보의 장점인 ‘일관성’ 있는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감정에 따라 상황을 잘못 예측하는 인지오류를 범할 수도 있는 반면 지속적으로, 부지런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게 로보의 강점이다.

-최근 고액자산가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정도로 자산관리가 많이 대중화됐음에도 불구, 여전히 대부분의 일반 직장인들은 자산관리에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에게 자산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역설적이지만 자산이 없을 수록 자산관리를 해서 노후자금이든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반 직장인들 중 투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투기’ 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에 ‘몰빵’한다든지, 돈이 얼마 없으니까 확 벌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젊을수록, 자산이 적을 수록 장기적 계획을 갖고 자산관리를 해야 투자를 하고 집을 사는 등 생애에 필요한 자금을 만들 수 있다.

사실 자산이 큰 분들은 이미 다들 관리를 받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은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가 관리해주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산이 적은 사람들은 본인이 적극적으로 자산에 대한 관심을 갖고 생각해야 된다.

PB들의 경우 5000만원 이상 등 어느 정도의 자산 규모를 최저조건으로 내걸기도 하지만 직장인들이 어느 세월에 PB를 만나서 상담하겠는가.

그래서 ‘로보 어드바이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온라인상에 의외로 정보가 굉장히 많다. ‘주식 종목 정보’가 아니라 투자 방식, 포럼 등이 많다는 것이다. 로보 어드바이저를 맹종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보가 좋은지, 나쁜지 안목을 높일 수 있는, 돈이 들지 않는 것들을 공부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로보 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국제 정세 등 로보가 예측하지 못하는 요인에 대해서는 인간 전문가에 비해 약점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인간도 ‘예측’은 하지 못한다. 대응을 할 뿐이다. 인간이 금융위기나 브렉시트를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중요한 건 예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다. 우리 본부 매니저들에게도 예측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로드맵을 구축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라고 해서 개인들보다 예측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있겠지만 월등하게 높은 건 아니다. 단지 어느 시기에 베팅하고 어느 시기에는 피해야할지를 아는 게 더 현실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로보가 도와준다면 최소한의 일관성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장 로보에게 ‘1억을 맡길 테니 2억을 만들어 와라’ 라는 식의 기대를 갖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지나치다. 당장 10%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볼 때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무엇보다 로보 어드바이저를 통한 자문은 ‘무료’다. 로보 펀드 때문에 오해가 발생하는데 상업주의로 인한 잘못된 인식이라고 본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자산관리 및 투자에 관해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투자를 생각할 때 수익률의 퍼센트(%)도 중요하지만 ‘성공 확률’의 퍼센트도 중요하다. 사람들은 흔히 기대 수익률만 생각하는데 그게 ‘내가’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 지를 생각해야 된다.

판매 채널에서 기대수익률만 강조하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생겼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채널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수익률만 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영업을 하게 된다는 말도 있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와 같은 문제라고 본다. 상품을 보면 ‘모든 투자수익률과 손실은 투자자에게 귀속된다’는 표현이 있다. 투자자가 메인이 돼서 투자자가 먼저 달라지는 게 맞다.

‘지름길’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운이 좋아서 ‘로또’를 맞는 사람도 있지만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

자산관리, 투자라고 하면 오를 종목 정보, 분양정보 같은 것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기본으로 돌아가야 된다. 옛날 사람들이 하듯이 통장을 여러개로 쪼개고 가계부 쓰고 커피, 담배를 줄여 저축하는 등의 ‘마인드 셋’의 자산관리가 바람직하다.

물론 자산이 적은 입장에서는 적은 수익률로 어느 세월에 의미있는 수익을 거두겠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연코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고 조금씩 불려간 사람과 먼 훗날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로보 어드바이저에 대해서도 ‘인간’대 ‘로보’가 아닌 ‘로봇을 사용하는 인간’으로 봐야 한다. 실존하는 좋은 기술을 활용하는 투자를 하기를 바란다.

-자신만의 투자 철학이 있다면.

▲우리 본부의 투자철학은 ‘Truth, Excellence’다. 의사결정을 보고하다 보면 ‘진실’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 허리케인이 발생해서 주식 시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가정하자. 실제 떨어질 수도 있지만 안 맞을 수도 있다.

‘감’이 아닌 현상에 대해 철저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 이 검증을 기반으로 투자 실행에 있어서는 최상의 수단과 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개인적인 투자 철학은 꾸준히,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 예측하지 않으려고 한다. 미래를 내다보지 않을 순 없지만, 어떤 상황이 발생한다 안한다 단정짓는 예측은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가 올 지 안 올지는 어차피 정확한 예상이 어려운 이벤트다. 그보다는 잘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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