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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LCD 물량 공세로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고자 다시 한번 OLED로 승부수를 띄웠다.
OLED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관련 국내 중소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지분투자를 하는 등 시장 선도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군을 넓히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외 업체들과 사업 제휴를 기반으로 한 지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2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독일 OLED 재료기술업체 '사이노라(Cynora)'에 투자했다. 이 업체는 OLED용 고효율 유기발광 재료를 생산하는 곳이다.
2015년에는 일본 벤처기업인 '큐럭스(Kyulux)' 지분도 매입했다. 투자금은 33억 원 가량으로 크지 않지만 지분율은 12%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이 두 회사는 LG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도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내 OLED 장비업체인 '야스'와도 일찌감치 사업제휴와 지분투자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0년 투자 당시 100억 원 가량으로 12%의 지분을 확보했고 현재는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인 정광호 씨(지분율 43%)에 이어 2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대로 과거에는 활발했던 LCD 전문 기업들과의 지분투자 관계는 속속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LCD 모듈을 제작하는 '뉴옵틱스'라는 국내 기업이다. 지난 10년 간 전략적 제휴와 함께 46%라는 높은 비중의 지분투자도 병행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모든 지분관계를 정리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7년 간 투자관계를 맺고 있던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나래나노텍' 지분도 처분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나래나노텍에 300억 원을 집행해 23%의 지분을 보유하며 LCD 평판 디스플레이 공동 연구와 설비 납품 등의 제휴를 이어왔다.
회사 관계자는 "나래나노텍과 같은 LCD 관련 업체들과의 지분관계는 청산했지만 사업 제휴 등의 관계는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LCD 관련 기업의 지분은 매각하고 OLED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LG디스플레이의 전략은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평가다.
최근 BOE, 차이나스타, CEC-판다 등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정부를 지원군 삼아 8.5세대 이상의 LCD라인에 전폭적인 투자를 아까지 않고 있다.
이는 공급 과잉으로 연결되며 LG디스플레이와 같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대안으로 LG디스플레이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OLED로 차별화를 추구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 우위를 점해야한다는 결론이 내려지는데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OLED에 더 힘을 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