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사회적논의기구 구성명목으로 여야간 합의로 출범한 국회 문화방송위 산하 '미디어발전국민위'(미디어위)가 성과없이 110일간의 활동으로 끝나버린 가운데 방송개혁시민연대(공동대표 김강원 임헌조)가 나서 '방송개혁과 미디어법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3일 토론회를 열었다.

    방개혁 김강원 공동대표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 인사말에서 "현재의 방송은 지난 10년간 지속된 좌편향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이념과 정치권력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광우병 소동과 같은 편파. 왜곡방송을 자행하기 이르렀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장한성 한국방송인회 회장은 축사에서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을 비롯한 여러국가들도 다매체. 다채널을 개발해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우리나라를 추격하고 있다"면서 "선진국들의 방송글로벌 대형화는 미디어 발전 상황에 맞게 정부가 방송시장에 규제 정비나 법 제도 정비를 지원했기 때문"이라며 미디어법 개정에 힘을 실었다.

    방송개혁시민연대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방송개혁과 미디어법 어떻게 할 것인가'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정수채 엠비씨 전 공정방송노조위원장, 김춘식 방송위원회 전 방송정책실장,최창섭 한국미디어콘텐츠학회연합 공동의장,강길모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공동대표,변희재주간 미디어워치대표(왼쪽부터)  ⓒ 뉴데일리

    토론에 나선 최창섭 한국미디어콘텐츠학회연합 공동의장(서강대 명예교수)는 미디어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 난타전을 "총체적 부패이고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최 의장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는 100일간 뛰다가 끝난 코미디다"며 "100일간의 활동은 필요도 없는 게 뻔했는데 이렇게 판을 벌리면서 뭔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려다 끝난 것이 참 비극이다"고 자조했다.

    최 의장은 미발위 활동을 "결국 국민 세금만 축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것은 당연히 국회가 할 일이고 결정할 일인데 (국회가)그냥 있으면 아무 것도 안한거 같으니까 뭔가 한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표류시킨 것은 직무유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에서 언론학 관련 강의를 34년간 했다는 최 의장은 "미디어법 개정은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의장은 "승마에서 말이 달리는 것은 방향있는데 이게 트렌드다. 훌륭한 법이라면 달리는 선을 역행하지 말고 정서를 따르면서 가는 게 정도다"며 "이제는 신문 방송 영화가 모두 초월해서 매체간 장벽이 허물어지는 컨버전스(convergence)의 시대다"고 강조했다. 최 의장은 이어 '미디어법 개정으로 방송을 재벌에 준다'는 일각의 루머에 대해 "궤변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바는)'내가 가진 기득권을 뺏어가지 말아라'인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수채 MBC 전 공정방송노조위원장은 "MBC가 지난 10년 좌파정권에서 편파 방송을 안했다면 꿀릴 게 뭐가 있느냐"면서 "MBC는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외치면서 민주당과 시민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전 위원장은 "MBC도 이제는 스탠스를 반만 올려라"며 손을 왼쪽에서 가운데로 올려 보이는 제스처를 취한 뒤 "그러면 MBC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고 박수와 환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위원장은 민주당에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비전과 아젠다 만들고 정책 대안을 내놔라"고 질타했다. 정 전 위원장은 "MBC는 길거리 정치를 하는 민주당과 연대해선 안된다"며 "민주당은 방송사 하나를 장악하면 정권 재창출이라는 헛된 망상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총선 때 MBC가 민주당을 전폭 지원했는데 왜 참패했느냐. 그것은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민주당에는 정책대안, 민심 등 소프트웨어가 없다. 이런 식이라면 3년 후,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은 없다. 민주당은 방송에 기대어 살지 말고 지금이라도 홀로 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는 강길모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공동대표, 변희재주간 미디어워치대표, 김춘식 방송위원회 전 방송정책실장, 정수채 엠비씨 전 공정방송노조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섰으며 장한성 한국방송인회 회장, 고영주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쵸,최창섭 한국미디어콘텐츠학회연합 공동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한 토론회는 2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후원은 민생경제정책연구소, 미디어발전국민연합,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