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 선임 때마다 공청회 주장한 좌파세력, 유독 MBC사장 때만 거부하는 이유
     MBC정상화국민행동, 한상혁 등 방문진 좌파 이사에 공개 질의서 보내

    50여개 애국 및 청년단체 연합체인 MBC정상화국민행동과 MBC공정방송노조협의회(위원장 이상로)는 방문진에 공개적으로 사장 선임 시 사장추천위원회와 TV생중계 공청회를 요청했다.
    이들이 공청회를 주장하는 이유는 첫째, MBC사장 후보의 발언으로 시청자들에 MBC 병폐를 정확히 알려줄 수 있고, 둘째, 공개적이고 투명한 검증을 통해 국민적 동의를 얻어 MBC 개혁에 착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장 선임 방식의 개혁은 방문진 내 좌우 야합으로 또 다시 좌절될 전망이다.

     MBC정상화국민행동이 방문진에 요청한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및 TV생중계 공청회에 대해 우파 성향 방문진 이사들이 납득할 만한 논리 없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한상혁·고진·정상모 등 야권 성향 이사들 역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략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한상혁 이사는 지난해 사장 선임 시 공청회 요청 당시에도 우파 성향 김광동 이사와 함께 이를 앞장서서 거부해 논란의 중심이 된 인물이다.

     노조와 친노 인사들은 공영방송의 사장 선임만 있으면 늘 사장추천위원회와 공청회를 주장해왔다. 2003년 KBS사장 선임 당시에는 민언련 등이 자체적으로 사장추천위원회를 개최, 추천된 후보들이 공식적으로 사장 후보가 돼 민언련이 지원한 정연주 사장이 선임된 바 있다.

    KBS 사장 선임 시 노조와 야권 이사, 강력히 공개청문회 개최 요구

     현 정부 들어서도 2009년 11월 KBS의 이창현·김영호 등 야권 성향 이사들은 KBS노조와 함께 사장추천위원회와 공개면접(공청회)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이중 사장추천위원회를 관철시켰다. 당시 KBS 야권 성향 이사와 노조가 주장한 사장선임 방식은 다음과 같다.
     ▲사장추천위원회 운영 ▲특별다수제(2/3나 3/4 찬성) 적용 ▲사장공모제 실시 ▲공모신청자 공개 ▲평가기준 제시 ▲공개면접 실시 등이다.
     특히 공개면접이 거부됐을 때 KBS 야권 성향 이사들과 노조의 반발은 거셌다. 2009년 11월10일 PD저널의 기사는 다음과 같다.
     
     “야당 쪽 이사들은 사추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특별다수제와 공개면접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영호 이사는 ‘최소한 야당 쪽 이사 1명을 설득하는 정도의 논의는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사 11명 중) 3분의 2, 즉 8명이 찬성해야 통과하는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현 이사는 ‘사추위는 후보를 걸러내는 역할을 할 뿐, 후보 개개인의 자질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공개면접을 통해 사원들의 반응을 함께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 부분은 여야 다수의 원칙보다 최소한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충안으로 공개면접을 KBS 사내로만 제한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KBS의 한 PD는 ‘KBS 사장 후보는 공영방송 대표인만큼 국민들의 검증을 받는 절차도 필요하다’며 ‘사내 방송으로만 전달된다면 실효성도 떨어지고 대충하게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사추위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공모 신청자 가운데 사장 후보 5인을 압축하더라도 검증의 투명성과 인물의 공개성을 보장하는 ‘공개면접’과 최종 후보 결정의 여야 합의를 강조하는 ‘특별다수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임사장은 또 다시 ‘밀실선임’ ‘낙하산’ 논란에 휘말릴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또 ‘이사회가 결국 정파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특별다수제와 공개면접 도입을 거부한다면 조합은 즉각적인 이사회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 등 친노매체도 MBC사장 선임 방식에 침묵

     이러한 노조와 야권성향 이사들의 흐름을 본다면 이번 MBC사장 선임에서도 당연히 사장추천위원회와 공개면접 실시를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유독 MBC사장 선임 때만 이들은 방문진 우파 성향 이사들과 한목소리로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친노매체인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조차 KBS 때와 달리 사장 선임 방식에 대해 일체 보도하지 않으며 노조 및 좌파 성향 이사들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에 MBC정상화국민행동은 방문진 야권 성향 이사들에게 MBC사장 선임 방식의 입장을 묻는 공문을 정식으로 발송했다. MBC정상화국민행동 측은 “이미 본 단체는 방문진에 MBC개혁에 뜻이 있는 모든 국민들이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사장추천위원회 구성과 TV 생중계 후보자 공청회를 개최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MBC의 낙하한 사장을 저지하고, 투명한 선임을 주장해야할 방문진의 야권 성향 이사들이 왜 KBS 때와 달리 사장추천위원회와 공청회 개최를 주장하지 않는 것을 넘어, 애국단체의 이러한 정당한 요구를 방해하고 있는지” 납득할 만한 답변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원칙적·애국적 인사의 공개검증 통한 MBC입성, 노조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태

     MBC정상화국민행동 측은 야권 성향 이사들이 자신들의 기존의 논리를 뒤집으면서까지 사장추천위원회와 공개 청문회를 방해하는 이유는, 결국 어떻게 해서라도 밀실에서 낙하한 인사가 MBC로 투입되는 것을 유도해 이를 정치 투쟁의 도구로 악용하겠다는 정략이라 판단하고 있다. MBC는 KBS와 달리 철저히 노조가 장악한 회사이므로, 원칙과 실력이 검증된 사장이 입성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특히 MBC노조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상황은 정권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원칙적이고 애국적인 인사가 공개 검증을 통해 MBC에 입성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노조의 정치적 선동은 힘을 잃고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방문진 야권 성향 이사들도 이러한 노조의 정략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MBC정상화국민행동은 MBC노조에도 TV생중계 공청회를 함께 주장할 것을 요청했으나, 노조는 이에 일체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우파 성향 방문진 이사들의 석연치 않은 태도다. 현재까지 김광동 이사 등이 공청회 개최에 가장 강력히 반대하면서 내세우는 논리는 “좌파에 이용당할 우려가 있다”는 것 하나였다. 그러나 김광동 이사의 우려와는 정반대로 좌파 성향 이사와 노조는 어떻게 해서라도 사장추천위원회와 공청회 개최를 막으려 하고 있다.

    우파 성향 방문진 이사, 공개적으로 TV생중계 청문회 거부 논리 설명해야

     이에 MBC정상화국민행동은 1월17일 오후 2시30분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MBC 10대 개혁과제 토론회’에 방문진 최홍재 이사와 김광동 이사를 패널로 초청해놓았다. 진정으로 방문진 이사들이 MBC 개혁을 위해 TV생중계 공청회를 실시하지 않으려 한다면, 정정당당히 애국세력 앞에서 자신들의 논리를 펼쳐보라는 것이다. 현재 최홍재 이사는 일단 참석 의사를 밝힌 반면, 김광동 이사는 아직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변희재 /객원논설위원,미디어워치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