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극집중체제 이용자 접근 가장 멀어...사업성 운운 '정치제물'로 국가경쟁력 포기
  •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문제점과 대책

    이태원 /항공 평론가
    
    

  • 1.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 백지화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역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정부가 2008년에 확정한 「7개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동남권 지역 거점공항(Regional Hub Airport)의 건설이 백지화 됐다.
    신공항의 건설은 (1)사업성이 없고 (2) 세계거점공항을 기대할 수 없으며 (3) 정부·지역·국민에 지나치게 큰 부담을 준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더욱이 정부의 결정은 신공항의 건설을 연기하거나 재검토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동남권 거점공항뿐만 아니라 신 공항의 건설은 일체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장기공항정책을 발표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동남권은 현 김해국제공항을 확장하여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 신항만, 제2경부・호남고속도로, 호남고속전철 등 30대 선도프로젝트 사업은 대부분이 사업성이 없거나 낮은데도 그대로 추진하면서 유일하게 동남권 신공항만 중단했다.
       막대한 투자와 오랜 건설기간이 소요되는 신공항을 건설하지 않고 김해공항을 확장해서 동남권의 지역 거점공항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현 김해공항은 2020년에 항공기 수용능력이 한계에 도달한다. 더욱이 입지조건상 확장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음문제로 공항자체를 유지하기 힘들며 군용 공항이기 때문에 접근공역상의 장애로 인해 안전운항 상 위험성이 있어 민용 공항으로서 적합지 않다.

    김해공항을 확장할 경우 4조원, 완벽한 소음대책까지 포함할 경우 7조원이 소요된다. 김해공항의 이러한 문제는 누구보다도 정부가 가장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동남권에 신공항을 정부 스스로가 건설하겠다고 계획하고 추진했던 것이다.

        21세기의 글로벌경제체제에서 국가경쟁력 및 지역발전의 핵심요소 중의 하나가 세계적인 항공수송망의 구축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역 거점공항으로 최소 30년-50년 앞을 내다보고 건설해야하는 국가기간사회자본이다.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은 필요성이 있느냐 없는지를 국가가 전략적 차원에서 결정해야할 투자 사업이다. 평가항목을 설정하고 점수화하여 사업성을 분석(BCA)하고 평가하는 사업성 차원에서 결정할 사업이 아니다. 그래서 정부가 광역경제권의 선도 프로젝트사업으로 선정하여 추진했던 것이다. 

       고속도로, 항만, 공항 등 교통사회자본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업성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민간차원에서 할 수 없고 정부가 주도하여 국가예산을 투입하여 추진하는 것이다. 사업성이 있으면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에 맡기면 되지 구태여 정부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결정은 동남권 신공항의 사업성 보다는 정치적 이유 때문이거나  아니면 세계적인 공항추세에 뒤떨어진 우리나라의 공항정책(空港政策)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 ▲ 전국 이용자 접근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인천 국제공항.
    ▲ 전국 이용자 접근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인천 국제공항.

    2. 일극집중의 우리나라의 국제공항 정책

       동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사업성을 이유로 백지화 한 것은 우리나라의 거점공항은 인천국제공항 하나만으로 충분하다는 수도권 일극집중(一極集中)의 기존공항정책을 그대로 고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은 참여정부 때 지역의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그 필요성이 제기 됐고 그것을 지난 2007년 대선 때 선거공약으로 발표함으로서 구체화됐다. 그리고 2008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50조가 소요되는 「30대 선도 프로젝트」의 하나로 동남권 제2거점공항의 건설이 확정됐다. 2009년 후보지를 35개에서 2개로 압축, 최종결정만 남은 상태에서 중단해 버린 것이다.

       구미 선진국처럼 신공항의 건설은 전략적으로 결정해야할 국가기간사회자본에 대한 투자이다.
    그러한 투자 사업에 사업성을 따져 결정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그래도 사업성을 따져야 한다면 선도 프로젝트로 선정하기 전에 따져야 했던 것을 입지선정과정에서 사업성을 따진 것이나, 입지 후보지를 백지화하고 새로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체를 백지화 한 것이나, 평가위원들이 후보지에 가보지도 않고 평가하고 사업 중단을 확정한 후에 후보지를 방문한 것 등 동남권 신공항 건설의 중단과 관련하여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부의 이번 중단조치는 한국의 경제발전이나 한국,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항공수요와는 관계없이 한국의 글로벌・거점공항(Global Hub Airport)은 인천국제공항만 있으면 된다는 기존공항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재천명한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신공항 건설을 추진한 것처럼 보였지만, 애초부터 정부 특히 국토해양부는 신공항 건설의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3. 한국 공항의 현황

       한국에는 현재 국제공항 8개, 국내공항 8개, 모두 16개의 공항이 있다. 이들 공항을 기능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글로벌거점 국제공항  : 인천 공항
       지역거점 국제공항    : 없음
       국제공항             : 김해, 제주 양양, 청주, 무안, 대구, 제주 공항
       국내공항             : 강릉, 원주, 군산, 광주, 여수, 포항, 울산, 사천공항
        
    우리나라 공항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국토의 크기에 비해 공항 특히 국제공항이 많으며 그나마도 김포, 김해, 제주 공항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 운영되고 있다.  
       (2) 최근에 신설된 양양, 무안, 인천 공항을 제외 하고는 대부분이 소음문제를 안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유지하기 어렵다.
       (3) 경부고속철도의 개설로 사천, 울산. 포항, 대구공항은 국내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이어서 호남고속전철이 개통되면 군산, 광주, 여수, 무안 공 의 국내선 운항이 중단이 불가피하여 공항자체가 문제가 된다,
       (4) 양양, 대구, 청주 국제공항은 사실상 국제공항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5) 이미 제주공항은 포화상태로 단 한편의 증편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김해공항도 늦어도 2020년에는 포화상태에 이르러 항공기를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는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6) 「김포국내・인천국제」의 공항분리운영으로 인천국제공항이 수도권 이외 지역에 대해서 거점공항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용객의 편익이 완전히 무시된 채 운영되고 있는 매우 불편한 인천국제공항을 이대로 계속 갖고 갈 수 없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국가의 중요한 기간사회자본인 공항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데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동남권 신공항건설처럼 사전에 신중한 검토 없이 건설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백지화한 것이 모두 「장기종합공항정책」의 부재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모두가 국익보다는 정치적 이유와 지역의 이익이 우선된 개별적인 공공투자로 공항이 건설되어 왔거나 추진되어 왔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그러기 때문에 제대로 역할도 못하는 지방 국제공항은 계속 건설해왔으면서 국가나 지역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역거점 공항이 백지화 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동남권 신공항만을 다룰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공항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의 재정비와 글로벌화 된 세계경제체제에서 중요한 국가국제경쟁력 중의 하나인 국제공항을 장차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장기종합공항정책」의 수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장기정책이 없기 때문에 건설해놓고도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청주, 양양, 울진 공항 같은 시행착오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필요성이 있어 건설한다고 결정하고 3년 동안 추진했던 동남권 신공항을 입지선정 과정에서 갑자기 백지화시키는 결과도 생기는 것이다.
       항공과 정보통신을 21세기의 핵심 국가기간사회자본의 하나로 삼고 있는 미국의 경우 국가공항종합정비계획(NPIAS : National Plan of Integrated  Airport System) 을 세워놓고 2년마다 그 계획을 정책적 차원에서 재검토하여 문제점을 보완하고 지속적으로 공항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4. 글로벌・거점공항으로서의 인천국제공항의 문제점

       인천국제공항은 적기에 건설했고 항공정책의 적극적인 뒷받침으로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동북아의 거점공항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일단은 성공했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세계일주노선에 홍콩은 들어가 있으나 인천은 없다. 더욱이 인천국제공항을 아시아의 거점으로 하고 있는 구미 주요항공사 즉 코어 항공사(Core Airlines)가 하나도 없다.  노스웨스트와 아메리칸 항공은 나리타공항을, 델타항공은  타이베이 공항을, 유나이티드 항공은 홍콩 공항을, 페덱스 항공화물항공사는 마닐라 공항을 아시아의 거점공항으로 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거점공항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인천국제공항은 공항만 세계수준으로 건설해 놓았을 뿐 공항연결교통(Airport Access)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반쪽짜리 공항에 불과하다.

       글로벌・거점공항으로서의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수요는 (1) 수도권을 출발 목적지로 하는 국제여객(Terminal Demand), (2) 수도권 이외지역을  출발목적지로 하는 국제여객(Beyond Terminal Demand), (3) 인천국제공항에서의 환승을 목적으로 하는 통과항공수요(Transit Demand)의 3가지로 나누어진다.

       2010년의 인천공항의 이용실적을 보면 연간 3천 3백 만 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했다. 이중 약 1천 5백만 명이 (1)에 해당하는 수도권의 항공이용자, 약 1천 300만 명이 (2)에 해당하는 수도권 이외지역의 항공이용자, 나머지 5백만 명이 (3)에 해당하는 일본 및 중국의 지방공항에서 와서 인천공항을 환승공항(Transit Airport)으로 이용한 통과이용자(Transit Passenger)이다. 

       그런데 개항 이후 현재까지의 인천국제 공항은 환승이용자에게 가장 편리한 공항이고 수도권 이용자에게는 국제수준에 떨어지지만, 그런대로 견딜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수도권 이외지역의 이용자에 대해서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해서 해외여행을 한다는 것은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이용하지만, 그야말로 불편하기 짝이 없고 어떻게 보면 고통 그 자체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의 이용자의 편익이 완전히 무시된 매우 불편한 공항이 바로 인천국제공항이다.

       수도권에서의 이용자가 인천공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여객기를 탑승하려면 늦어도 집에서 오전 6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공항만은 동북아에서 손색이 없지만, 도심과 공항간의 거리가 세계에서 몇 번째로 먼데다가 공항연결교통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도권 이외지역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해서 해외여행을 할 경우, 동경이나 북경 같은 근거리노선은 비행시간(인천-나리타 2시간)보다 지상시간(부산-인천 5시간-6시간)이 더 걸린다.  홍콩(인천-홍콩 4시간)이나 방콕(인천-방콕 6시간)같은 중거리노선은 지상시간과 비행시간이 비슷하다. 파리(인천-파리 13시간)나 뉴욕(인천-뉴욕 15시간)처럼 장거리노선은 총 여행시간이 최소 24시간이 걸린다.

    인천국제공항은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있는  국내 주요 도시와의 액세스・트랜스포트(Access Transport : 연결교통망)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거점공항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국제・국내로 분리운영하고 있는 것이 글로벌・거점공항으로서 인천국제공항의 치명적인 결함이다. 국내선 항공편이 인천국제공항에 직접운항하지 않고 있으며 경부고속철도 등 육상수송시스템(Land- Spoke System)도 직접 연결되지 않고 현재는 고속버스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공항은 24시간운용공항이라 해놓고 실제 공항연결교통편은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택시 외에는 교통편이 없는 실정이다.
    서울 이외지역 특히 동남권과 서남권의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인천공항은 최악의 공항이다. 
      현재 거점국제공항의 세계적인 추세가 「Thirty & Fifteen Munites」이다. 즉 도심에서 공항까지 소요시간 30분 이내, 공항도착 후 항공기 탑승까지 소요시간  15분 이내를 목표로 공항을 재정비하고 운영하고 있다. 런던, 파리, 로스앤젤레스 공항 등이 도심에서 30분에 도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항이며 현재 건설 중인 신 베를린 공항은 20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 ▲ 상해 푸동 국제공항의 야경.
    ▲ 상해 푸동 국제공항의 야경.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동아시아 거점공항으로서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대상인 상해의 신공항인 상해 푸동(浦東)국제공항이다. 시속 431km의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하여 훙차오 구공항과 푸동 신공항 사이를 15분에, 상해 도심에서 푸동 신공항까지의 30km 거리를 7분 30초로 연결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의 창이국제공항은 항공기가 도착 후 수하물을 찾아 공항을 떠나는데 25분, 공항에서 도심까지 차로 15분에 연결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인천국제공항은 서울 도심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전철로 최소 1시간, 차로는 최소 2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항공기 출발 2시간 전에 공항에 나오도록 운영되고 있다. 수도권 이용자도 최소 3시간 내지 4시간 전에 집에서 나서야 한다.

       글로벌・거점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한국이 출발지이거나 목적지인 이용자(Terminal Demand)에게 편리한 공항이어야 하며 제2차적으로 주변 국가들의 이용객에게 편리한 공항이어야 한다. 인천공항은 주객이 전도되어 있다.
       따라서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도시와의 연결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글로벌 거점공항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인천공항은 근본적으로 재정비되어야 한다. 동시에 수도권 이외지역의 이용자의 편익을 도모할 수 있는 지역・거점공항을 확보하여 수퍼 거점공항(Super Hub Airport)인 인천공항과 연계가 강화되어야 우리나라가 21세기의 대항공시대(大航空時代)에 선진국이 되어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을 뒷받침 할 수 있을 것이다.

    5.  거점공항의 다변화 경쟁

       2001년 인천국제공항을 개항한 시점에 이미 세계 각국의 국제공항체제의 조류가 변화하고 있었다.
    항공기 성능의 획기적인 향상으로 국제항공수송체제가 이용자의 편익 중심으로 바뀌었고 각국의 국제공항체제도 거점공항의 일원화체제(一元化体制)에서 다변화체제(多邊化体制)로 바뀌기 시작했다. 
       우선 항공기 성능이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뉴욕 같은 장거리 국제노선은 B-747이나 MD-11과 같은 4발의 대형 장거리 여객기만이 직행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항공사는 원가를 절감하고 수지를 맞추기 위해서 출발지 공항과 목적지 공항의 직접운항을 피하고 이용자가 불편하더라도 거점공항 중심으로 대형기를 투입하여 수송하고 거기서 소형 단거리 여객기에 환승시켜 목적지까지 수송하는 거점공항체제 즉 헙 앤드 스포크 체제 (Hub & Spoke System)로 운영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와서 300-350명의 승객을 싣고 지구의 절반 거리에 가까운 1만 4천km의 거리를 직행할 수 있는 B-767이나 B-777과 같은 쌍발 중형 장거리 여객기가 개발됐다. 그 결과, 지구상의 어디든지 여객기가 직행할 수 있게 되었고 더욱이 각국의 항공자유화의 영향으로 항공사가 자유롭게 운항할 도시를 선정할 수 있게 되면서 항공수송체제가 주요 도시 간을 거점공항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운항하는 이용자 편익 중심의 수송체제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예가 북미와 유럽을 연결하는 대서양노선이다. 이미 그 노선에는  대형 장거리기인 B-747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다. 거점공항 간을 대형 장거리 여객기로 수송했던 체제가 쌍발 중형 장거리 여객기를 이용하여 출발지・목적지를 직접 운항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시카고-유럽의 경우 종래는 시카고와 유럽의 거점공항인 런던과 프랑크푸르트에만 장거리 대형기가 운항하고 거기서부터 유럽의 각 도시에는 소형기로 연결 수송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카고로서 유럽의 15개 도시를 쌍발 장거리 중형기가 직접 운항하여 승객을 거점공항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수송하고 있다. 대서양뿐만 아니라 최근에 북미의 여러 도시로부터 아시아 여러 나라의 주요 도시로 직행노선이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서울에서 애틀랜타나 워싱턴을 갈 경우 종래에는 서울에서 뉴욕으로 가서 거기서 환승하여 애틀랜타나 워싱턴을 가야했다. 그러나 지금은 서울-애틀랜타, 서울-워싱턴을 직접운항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기의 성능의 발달에 따라 항공수송체제에 있어서 거점화 수송이냐 아니면 직행화 수송이냐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이용자의 이익향상 면에서 결국 직행 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 이것은 멀지 않아 뉴욕을 출발해서 목적지가 부산인 승객이 지금처럼 서울을 경유해서 부산으로 연결하는 것보다는 뉴욕-부산을 직행할 수 있도록 거점공항의 다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용자의 편익 중심으로 변화한 국제항공수송체제에 맞추어 항공기가 출발・목적지를 직접 운항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 개의 글로벌・거점공항 외에 여러 개의 지역・거점공항을 확보하여 거점공항의 다변화를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각국의 공항정책이 글로벌・거점공항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고 거점공항의 분산화를 도모하고 있다. 각국의 거점공항체제가 일극집중(一極集中)의 일원화체제(一元化体制)에서 다극분산(多極分散)의 복수화체제(複數化体制)로 바뀐 것이다. 

       한국이 인천국제공항 하나로 만족하고 있는 동안에 거점공항의 다변화를 추진해온 일본과 중국은 이미 완비단계에 이르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글로벌・거점공항으로서의 동경의 나리타국제공항에 이어 오사카의 간사이, 북해도의 신 치도세, 나고야의 주부, 규슈의 후크오카에 지역・거점공항을 완공하여 거점공항의 다극분산체제를 완비했다.

  • ▲ 일본 도쿄 시내에 위치한 하네다 국제공항과 동경만 신도시 오다이바.
    ▲ 일본 도쿄 시내에 위치한 하네다 국제공항과 동경만 신도시 오다이바.


       일본의 경우 이제 나리타 국제공항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도권의 글로벌・거점공항의 재정비만 남아있다. 그러기 위해 일본은 지난해 10월에 제4활주로가 완성된 하네다 국내선 전용공항을 국내・국제겸용공항으로 바꾸었고 동시에 나리타공항과 함께 글로벌・거점공항으로 전환하여 근거리 국제선만이 아니라 장거리 국제선의 취항도 허용하고 있다.
    장기대책으로서 동경 수도권 제3공항의 건설이 추진되어 입지선정단계에 들어가 있다. 10년-15년 후에 활주로 6개의 제3의 슈퍼・거점공항(Super Hub Airport)이 완공되면 현재 일본의 지방공항에서부터 인천국제공항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당부분의 환승여객이 모두 동경 슈퍼거점공항을 환승공항으로 이용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처럼 우리나라의 동남권과 서남권을 국제공항의 신설을 중단하고 인천국제공항만의 이용을 강요한다면 오히려 동・서남권의 장거리 여행자가 유출되어 동경 제3공항을 이용하여 환승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일본의 수도권 제3공항은 동경 도심과는 30분 이내에 연결되도록 계획하고 있으며 전국의 주요 도시는 국내항공으로 연결할 뿐만 아니라 신간선(고속전철)이 파리처럼 직접 연결되도록 계획하고 있다. 

       한편 중국 역시 21세기에 대비해 국제항공네트워크의 거점화를 위해  추진되어온 거점・공항 분산화 계획이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다. 베이징 수도공항만을 거점공항으로 했던 거점・공항체제가 바뀌어 일원화체제에서 홍콩국제공항(1998년), 상해 푸동국제공항(上海浦東國際空港 :1999년 개항),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廣州白雲國際空港 : 2004년 개항)의 건설과 베이징 수도공항의 확장(2008년)으로 거점공항의 다변화가 완비된 상태이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은 거점국제공항을 인천에만 의존하고 있고 그 공항마저 수도권 이외지역은 이용자의 편익이 무시된 반쪽짜리 공항만을 고집하고  수도권 이외지역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국제공항의 공백상태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해둔다면 동남권 및 서남권 이용자들이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고 더 편리한 일본이나 중국의 거점공항을 환승공항으로 하여 항공수요가 유출되는 현상을 맞게 될 것이 확실하다.
       세계적인 공항 추세나 동남권과 서남권 이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중단된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이 재추진되어야 한다. 동시에 서남권 신공항의 건설도 검토되어야 한다.

    6. 동남권 거점공항의 과제

       동남권지역의 공항 실정이나 일본・중국 등 주변국가의 동태를 고려할 때 동남권 지역・거점공항의 건설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급하다. 다만 동남권 지역・거점공항의 건설에 있어서 아래 몇 가지를 유념해야할 필요가 있다.
     
      (1) 우선 동남권 거점・공항은 부산국제공항이나 대구국제공항의 대체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다. 부산・대구의 두 대도시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업지인 창원, 울산, 포항, 그리고 관광지인 경주를 대상으로 한 동남권을 하나로 묶어 이용할 수 있는 지역・거점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따라서 입지선정에 있어서 대상 도시들과 30분 이내에 연결할 수 있는 입지선정이 필요하다.
    인천국제공항처럼 언제 통일될지도 모르는 북한까지를 고려한 공항을 만든다고 해서 서해안의 북쪽 끝에 입지를 선정하여 공항을 건설한 오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2) 동남권 거점공항은 지역・거점공항을 건설하는 것이지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글로벌・거점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거점공항은 국토전반에  편익을 가져다주는 국제공항기반으로 전천후 24시간 운용공항, 장래 초음속여객기의 취항도 대비한 공항, 최소 활주로 4개 이상에 연간 항공기의 처리능력 70만회 이상에 여객처리능력 1억인 이상의 공항이다. 이에 비해 지역・거점공항은 일정지역에 편익을 가져다주는 국제공항기반으로 연간 항공기나 여객의 처리능력이 글로벌・거점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의 3분의 1 수준이면 된다.

       공항의 기능에 있어서도 지역・거점공항은 글로벌・거점공항인 인천국제공의 기능을 분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거점공항은 근거리 국제선은 직접운항하고 장거리 국제선은 미국의 로스엔잴래스-호노루르-서울 노선처럼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여 연계 운항하도록 항공노선망이 구축되어야한다. 또한 동남권 지역을 출발지와 목적지로 하는 수요(Terminal Demand)가 중심이 되어 지역 이용자의 편익 향상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일본・중국의 환승공항이나 동남권 공항에서 북미나 유럽으로의 장거리노선의 직접 운항은 개항하고 최소 10년은 지나야 기대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한다. 이처럼 지역・거점공항인 동남권 거점공항은 그 규모나 역할이 글로벌・거점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다르다.

    (3) 거점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고 이용자의 편익을 저해하지 않고 지역 수요를 넓게 집약시키기 위해서는 국내교통과 공항의 연결이 신속하고 편리해야 안다. 따라서 동남권의 지역・거점공항은 항공뿐만 아니라 육상 스포크와 공항의 연결이 편리한 공항액세스의 구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거점공항은 항공은 국내・국제선 모두 운항하는 공항이어야 하며 고속전철이 직접 연결된 공항이어야 한다. 특히 대구와 부산은 자기부상열차 같은 초고속육상수송체제로 연결하도록 해야 한다.

    (4) 중요한 것은 공항의 건설도 중요하지만 공항의 운영이 더 중요하다. 동남권 공항은 선진국처럼 효율적인 운영으로 사업적자나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핵심은 유럽 여러 나라의 공항처럼 공항운영의 민영화에 있다. 그리고 공항수입도 유럽 공항의 경우 공항이용료 등 항공계 수입보다는 매점, 식당 등 비항공계 수입이 더 크다.

     7.  향후 공항정책

      글로벌시대에 있어서 세계적인 항공수송망의 구축과 거점공항의 확보는  국가 경제력 향상의 핵심 중의 하나이다. 다만 거점공항을 일원화하느냐 다원화하느냐 하는 것은 국토를 수도권 중심으로 일원적으로 개발하느냐 아니며 국토를 균형 있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국토개발정책은 국토의 균형발전에 두고 있다. 더욱이 글로벌시대에 있어서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균형발전에서 한발 더 나가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지역균형발전이어야 한다. 따라서 지역・거점공항(Regional Hub Airport)의 확보는 국제경쟁력 중시 지역발전을 위한 최우선과제이다. 국제항공수송네트워크의 강화와 거점・공항의 확보는 지역의 경제, 문화, 사회 발전과 지역의 국제경제력 강화에 필요한 중요한 인프라이다. 선진국들이 지역・거점공항을 적극 투자・확장하는 이유는 국제공항기반의 정비를 지역・거점공항의 확보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거점의 확보 차원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처럼 막대한 투자와 장기간이 소요되는 국가기간사회자본에 대한 투자 사업은 동남권 공항의 건설만을 선거공약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다. 항만정책을 포함한 장기종합물류정책과 함께 동남권 뿐만 아니라 기타 지역의 공항까지 포함한 장기종합공항정책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동북아 거점공항의 경쟁대상인 일본과 중국의 다극분산화 공항정책에 의해 글로벌 및 지역거점공항의 건설이 완비단계에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동남권 지역・거점공항은 반드시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건설이 시급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현재 일본과 중국의 지방항공수요가 인천국제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하여 환승하듯이 우리나라의 항공수요 특히 영남권과 호남권의 항공수요가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지 않고 일본이나 중국의 거점공항을 환승공항으로 이용하는 역류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다. 공항만 건설해놓고 이용자의 편익을 무시했을 때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우리나라의 공항의 재정비와 함께 동남권 지역・거점공항의 건설이 조기 추진되어야 한다.

      (1) 지역・거점공항의 다원화
       21세기 전반(2011-2050년까지)의 우리나라의 공항정책은  글로벌・거점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일원화함과 동시에 김포공항을 수도권근거리 거점공항으로 활성화 하고, 동남권(신설), 서남권(확장), 제주권(확장 또는 신설)에 지역・거점공항을 두어 현재의 수도권 일극집중체제를 지양하고 거점공항의 다변화로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역권의 국제경쟁력의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이 명실상부한 경쟁력 있는 동북아의 글로벌 거점공항이 되기 위해서 동남권 서남권 제주권의 지역공항을 건설하여 현재 직면하고 있는 결함을 보완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역・거점공항의 건설은 단순히 「지역・항공거점」의 확보뿐만 아니라 동시에 국제경쟁력 있는 「지역・경제거점」의 확보라는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제1안  1개 글로벌・거점공항 - 4개의 지역・거점공항

    수도권 거점공항 인천국제공항
    -글로벌・거점공항-

    서울국제공항
    -근거리거점공항-
    (김포공항 국제선 기능 부활)

    서남권 국제공항
    -지역거점공항-
    (무안공항 확장)

    동남권 국제공항
    -지역거점공항-
    (신공항 건설)

    제주권국제공항
    -지역거점공항-
    (확장 혹은 신설)


    제2안  1개 글로벌・거점공항 - 3개의 지역・거점공항

    수도권 거점공항 인천국제공항
    -글로벌・거점공항-

    서울 국제공항
    -근거리거점공항-
    (김포공항 국제선 기능 부활)

    남부권 국제공항
    -지역거점공항-
    (신공항 건설)

    제주권 국제공항
    -지역거점공항-
    (확장 혹은 신설)

       21세기에 세계경제가 보더리스(Borderless)화 하고 글로벌화 되고 있는 속에서 한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한국을 어떤 위치에 둘 것인가, 서울만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 한국전체에 몇 개의 국제경쟁력이 있는 국제도시가 필요한가라는 관점에서 지역거점공항의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도 지역거점공항에 대한 투자는 수요가 있어야 투자하는 차원이 아니라 필요성이 인정되면 선행 투자하여 수요를 창조해가고 계속적으로 공항 상업성을 개선보완하는 차원에서 투자해야하는 국가의 전략적 투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양양, 청주와 같은 지방의 국제공항이나 멀지 않아 공항능력의 한계가 예상되는 김해, 대구와 같은 국제공항의 단계적 재정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국제공항정책도 항공기의 성능향상과 항공수송체제의 변화에 따라 세계 공항체제의 조류에 맞추어, 거점공항정책이 일국집중체제에서 다극분산체제로의 전환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뒤떨어져 있는 일본과 중국의 지역공항 다변화를 조기 만회하는 것이 시급하다.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의 글로벌・거점공항으로서 지위를 확실히 굳힐 수 있도록 계획대로 확장이 추진되어야한다. 동시에 동남권 및 서남권의 지역・거점공항이나 남부지역・거점공항, 제주국제공항의 신설・확장이 추진되어야 한다. 

     (2) 인천국제공항의 공항액세스의 개선
       21세기에 있어서 서울이 경쟁력 있는 「국제도시・세계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그리고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의 거점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에 있는 공항확충 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도시와의 신속한 연결교통망의 확보가 근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수도권은 물론 수도권 이외지역의 이용자의 편익이 근본적으로 개선된 경쟁력 있는 공항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도심과의 연결시간이나 김포공항과의 연결시간이 중국의 상해 푸동 신국제공항 수준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동시에 항공네트워크에 고속철도 네트워크를 융합시킨 파리나 프랑크푸르트처럼 경부・호남 고속철도(KTX)가 국내 주요 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을 직접 연결하여 육상 스포크의 강화로 고도복합수송네트워크를 구축하여야 한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를 리드할 글로벌・거점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공항의 하드 면인 활주로나 터미널 등 공항시설만이 아니라 공항액세스의 개선이 매우 시급하다. 파리의 드골국제공항의 경우 프랑스 국내 주요도시는 고속전철(TGV)로 2시간 이내 연결되고 런던에서 드골공항까지 3시간에 연결되고 있다. 
       또한 인천공항 중심의 국내선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김포공항은 국내선만 운항하고 인천공항은 국제선만 운영한다는 수도권 공항의 국내국제 분리운용원칙을 조기 개선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김포공항의 근거리 국제선의 활성화와 동시에  인천공항의 국내선 운항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선진국처럼 50인승 이하의 소형 항공기로 지방공항과 인천공항을 연결 운항하는 국내선 저가항공사의 운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공항연결교통의 지상수송의 개선만이 아니라 항공수송에 있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3) 김포공항의 근거리 거점공항으로 전환
       국내선 전용공항으로 운영되고 있는 김포공항은 조기 근거리 거점공항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천공항에 10시에 출발하는 여객기를 타기 위해서 수도권 거주 이용객이 늦어도 6시에는 자택에서 출발해야하는 해외여행은 고통이 아닐 수 없다.  동경이나 북경 등 단거리 여행목적지에 여행할 경우 인천공항까지의 지상교통시간과 공항에서의 수속시간이 비행시간보다 더 길다. 이러한 공항정책이나 공항운영으로는 동북아 거점공항경쟁에서 뒤떨어 질 수밖에 없다. 그 해결책 중의 하나가 김포공항의 국제화이다. 워싱턴, 파리,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의 국제공항은 대부분이 복수화 되어 있다.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국제공항을 국내선으로만 축소운영하고 나머지 국가기간사회자본을 항공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김포공항의 운영이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선 전용공항을 조속히 국내・국제선도 겸용공항으로 전환하여 항공 이용자의 수송시간과 수송비용을 감축시켜 편익을 향상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김포공항은 장기적으로는 근거리노선 뿐만 아니라 장거리도 운항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인천과 김포의 어느 공항을 선택할 것이냐 하느냐 하는 것은 이용자나 항공사가 선택할 문제이다. 이것을 정부가 막을 이유가 없다. 모든 공항정책은 이용자의 편익 중심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

    (4) 시급한 지역・거점공항의 확보
       항공기의 성능향상에 따른 세계 주요도시 간을 직접 운항하는 세계항공수송체제의 변화에 대비하고 동시에 현재 국제항공의 소외지역이나 다름없는 영호남권의 국제공항의 공백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동남권과 서남권의 지역・거점공항의 신설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신공항의 건설은 계획으로부터 완공까지 10년 내지 15년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추진하더라도 2025년 후에나 개항할 수 있다.     
       동남권과 서남권의 지역・거점신공항은 각각 건설할 수도 있고 입지선정과 공항연결 수송망에 따라서는 하나로 합친 남부권 지역・거점공항으로 건설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전주와는 30분 이내에, 기타 도시는 1시간 이내에 연결될 수 있는 공항 액세스의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터미널이 국내선과 국제선이 동일 건물 내에 함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물류 코스트가 국제적으로 너무 높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모든 해상수출입 화물은 부산으로 육상 수송해야 하고 항공화물은 인천으로 육상 수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특성상 항공화물의 거점화에 역점을 두어 동남권 지역의 항공화물은 동남권 지역・거점공항에서 직접 항공 수송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추어져야 한다.
       국제공항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처럼 수출의존형 경제체제에서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송원가를 낮추어줄 수 있는 국제경쟁력 있는 물류체제의 뒷받침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항뿐만 아니라 항만정책도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5) 제주국제공항의 공항능력 강화
       제주공항은 수용능력 부족으로 국내선은 물론 국제선의 증편이 불가능한 실정이므로 조기 신공항의 건설이 시급하다. 김해공항은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없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 소음문제와 수용능력 부족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이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6) 항공자유화 정책의 조기 실현
       거점공항 경쟁력 나아가서는 국가의 국제 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세계 각국의 항공회사가 노선, 기재, 운항회수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항공자유화 정책(Open Sky Policy)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항공자유화는 세계적인 조류이다. 항공자유화가 실현되어야 한국이 세계 항공수송네트워크의 중심에 설 수 있고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의 거점공항으로서 지위를 확고하게 할 수 있다. 일본은 아시아 거점공항구상의 실현을 위해 미국,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등과 항공자유화 협정을 체결에 이어 동남아 각국과의 항공자유화 협정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8. 맺는 말

       21세기에 한국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선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메디아(Global Media)의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메디아의 양 바퀴인 정보 슈퍼 하이위이와 세계적인 항공수송네트워크의 구축과 이를 뒷받침할 글로벌 및 지역거점공항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30년 내지 50년을 내다본 거점공항 같은 국가기간사업에 대한 국가의 투자는 후진국처럼 수요가 충분히 있고 사업성이 있으면 투자한다는 수요추이형(需要追隨型)이어서는 안 된다. 선진국처럼 미래를 내다본 전략적 차원에서의 「장기종합공항정비계획」을 수립하고 투자하는 수요선진형(需要先進型)이어야 한다. 
       또한 공항문제만이 아니라 공항, 고속도로, 고속철도, 국내항공, 국제항공이 상호 연계된 「종합적 교통정책」의 일환으로서 지역・거점공항의 건설이 추진되어야 한다. 
       신공항건설은 21세기를 향한 전략차원에서의 국가투자사업이다. 경쟁력이 있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토개발에 대한 전략적인 그랜드 디자인(종합적 정책)이 선행되고 그 일환으로서 장기 종합 국제항공・공항정책을 수립하고 정비되어야 한다.

       21세기 글로벌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조건 중에서 세계적인 항공노선망의 확보와 이를 뒷받침하는 글로벌・거점공항 및 지역・거점공항의 확보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21세기에 대비하여 국토는 다극분산형의 균형있는 개발 그것도 국제경쟁력이 있는 지역발전이 필요하다. 동시에 지역발전에 맞추어 공항은 다극분산형 지역거점공항의 건설이 따라야 한다. 이것이 동남권과 서남권 신국제공항이나 남부권 신국제공항을  반드시 그것도 시급히 건설해야 할 이유이다. <끝>

    이태원(李泰元)
    출생지 : 경북 상주 
    학력 : 상주초등, 경기중고, 서울법대,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졸업

    경력 : 대한항공 기획담당 부사장.
           한진 사장, 한진그룹 경영기획실 사장

    저서 : 현대 항공수송론(1990).   현대항공수송입문(2010). 
           비행기 이야기(2010).     
           이집트의 유혹(2009).    몽골의 향수(2011).

    주요 논문 : 
    통일전후의 남북한 항공교통망 수성방안 (1991년 석사학위 논문) 
    제4차 교통혁명-21세기 교통전망 (1993년 한국미래학 회지)
    세계 항공계의 새로운 변화 (1992년 대한항공 20주년 기념논문집) 
    미래항공수송 이야기 (교통개발연구원  “교통” 2001년 7월-12월)
    항공우표 이야기 (한국항공우주산업 사보 2001년 7월-12월 연재)
    여객기의 세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보 2002년 1월-12월 연재 중)
    항공1등국, 발상전환없이는 회복못한다 (월간"EMERGE"2001년10월)
    항공선진국 되는 길 (서울경제신문 논단  2001년 9월 3일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