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JS, "신흥시장 공략, 특허 문제와 열성 팬층 확보 등 걸림돌"빈 린 CEO,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집중 포부 밝혔지만... "작년 2300여건 그쳐"


  • 국내 통신시장에 중국업체들의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짝퉁'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싼 가격을 무기로 틈새를 노리는 것이다.

    과거의 시각으로 보면, '휴대폰시장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시장에 사실상 '자살'하러 왔다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단통법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시장 여건이 달라졌다.

    전국민을 '호갱'으로 만들어 버린, 단통법이 통신사 지원금 상한액을 정해주면서 시장을 열어준 셈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알뜰폰 판매사인 유모비와 LG유플러스를 통해 한국시장에 진출한 
    화웨이(huawei, 华为)는 사실상 실패한 모습이다.

    100여일 간 화웨이가 거둔 성적표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바닥을 친 판매 실적은 둘째치더라도 이름을 알리는 데조차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잦은 고장과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며 '역시 중국산'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만 각인시켰다.

    특히 중국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 폰 '아너(Honor)6' 디자인을 두고 조롱에 가까운 혹평까지 이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화훼이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SK텔레콤이 중국산 스마트폰 판매에 나선다. 단통법으로 지원금이 줄어들었지만, 가격이 싼 만큼 사실상 공짜로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SKT는 중국 3위 가전업체 TCL(The Creative Life 創意感动生活)-알카텔 단말기로 망 연동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사실상 올 상반기중으로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화웨이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단통법 시행으로 점차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출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TCL의 한국진출이 화웨이 X3와 다른 점은 국내 1위 사업자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특히 TCL은 연 매출 10조원에 달하는 중국 대표 가전회사로 TV, 에어컨, 냉장고,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또한 지난 2004년 휴대폰 사업 강화를 위해 프랑스의 알카텔 모바일 사업 부문을 인수, 현재 'TCL'과 '알카텔 원터치'라는 브랜드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2013년 기준 TCL은 총 52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며 전세계 5위를 기록중이다.

    이처럼 저가를 무기로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중국업체들이 시나브로 늘어나자, 국내업체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단통법으로 국민들이 프리미엄급 최신 휴대폰 구매 욕구가 억압된 상황에서 진출업체와 모델이 늘어날 경우 소비자들의 시선이 15개월 이상 된 구형폰과 중저가 제품에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폰의 문제점은 여전하다. 앞서 화웨이의 문제처럼 
    잦은 고장과 AS, 그리고 특허 등이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
    은 최근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해 "삼성과 애플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훨씬 싼 가격을 내세우며 온라인 판매에 의존함으로써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샤오미가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선 특허 문제와 해외에서의 열성 팬층 확보와 같은 많은 문제들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특허 문제의 경우 중국 스마트폰 규모가 커질 수록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스마트폰의 신화인 '샤오미'는 지난달 인도에서 에릭손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가 나중에 유예처분을 받은 바 있다.

    린 최고경영자도 샤오미의 문제와 관련 "특허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데 계속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난해 
    세계적으로 출원한 특허는 2300건에 불과했다.

    반면, 삼성은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만 4952개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구글과 애플보다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애플은 작년 기준 2003건의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한 무언가 특별함을 원한다"면서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먹히는 시장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이미 프리미엄급 제품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위 시장사업자와 손을 잡았다는 것과, 단통법으로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만큼 중국산 스마트폰들의 일부 틈새시장에서의 성공은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산 휴대폰의 무덤인 한국시장에서 '싼값 대비 높은 사양'을 무기로 잇따라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스마트폰이 자리를 잡아 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