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혁신한 가속성 ′굿′…180km 고속에서도 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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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봉균의 시승기]국산 준중형 신차 가뭄으로 목말라했던 젊은층 운전자들에게 신형 아반떼는 단비다. 수입차 가세로 치열한 시장으로 부상한 준중형 시장에서 이미 25년간의 확실한 포지션을 갖춘 아반떼의 귀환은 그만큼 기대치도 크다.   

    아반떼는 중형 쏘나타와 함께 현대차를 상징하는 간판 모델. 1990년 데뷔 이후 1000만대가 팔린 모델로 현대차의 철학이 가장 잘 녹아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된 단일 모델은 토요타 코롤라, 폭스바겐 골프와 비틀, 혼다 시빅, 포드 포커스 등 10여 개 모델에 불과하다.
     

    그만큼 기본기가 탄탄한 대중적인 모델이라 어떤 특징과 장점에 포커스를 맞춰 시승해야할 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시승을 마칠 때쯤 하나 둘씩 새로운 매력이 발견되기 시작했고, 역시 지난 25년간 전 세계 '1천만' 운전자가 선택한 마음까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6세대 '신형 아반떼'는  디자인에 경제성, 주행성, 안전성 등 성능 전 부문에서 혁신을 이뤄냈다는 초기 평가다. 특히 기본기의 혁신에 중점을 두고 개발해 동력성능, 안전성, 승차감 및 핸들링, 정숙성, 내구성 등 5대 기본성능 강화했다는 게 회사측 자신감이다. 
     

    ◇넓어진 실내..정제된 디자인
     

    신형 아반떼의 첫 대면은 '정제됨'이다. 기존 유선형의 파격적인 디자인 대비 제네시스의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적용된 아반떼는 오히려 군살 없이 매끈하다. 앞은 와이드한 느낌을, 뒤태는 볼륨감을 주며 보디라인은 끊어지지 않고 물 흐르듯 고급스러운 감각을 완성했다.
    

    실내는 구형보다 넓어졌다. 전장이 4570㎜, 전폭이 1800㎜, 전고가 1440㎜다. 기존보다 각각 20㎜, 25㎜, 5㎜가 늘어난 것이다. 휠베이스는 그대로지만 시트 위치를 낮추고 앞으로 당겨서 앞뒷좌석 레그룸도 구형보다 늘리는 효과를 봤다.

     
    운전석에 앉으면 낮은 시트 포지션으로 운전자의 몸을 잘 감싸준다. 계기판과 대시보드는 심플하다, 운전자를 향해 6.9도 기울여 시인성과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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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력성능, 승차감, 핸들링 '혁신'

    시승한 모델은 독일 수입차를 겨냥한 신형 아반떼 디젤. 주력인 가솔린을 배제한 시승차 운영은 그만큼 디젤 상품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실제 신형 아반떼 디젤의 판매 비중이 20% 가량 상승한 것은 이를 대변할 만하다.

    
    새심장은 1.6리터 엔진에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낸다. 여기에 7단 DCT 변속기를 조합해 가속페달 초기 응답성이나 가속력은 기대 이상이다. 변속기의 발빠른 직결감은 가속 파워의 손실을 느낄 수 없다. 기존 6단 자동변속기와는 완전히 다른 감각으로 진화했다.
    

    충주 일원의 국도 주행 시속 80~100km 이내에서는 제법 시원스럽게 속도가 붙으며, 실주행구간에서 편안하게 움직인다. 차체의 크기나 중량, 배기량 등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능력이다.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부터 힘이 나오는 디젤 파워가 발끝에 전달된다. 디젤엔진에 결합된 터보차저가 1000-1500rpm 저회전부터 힘을 극대화한다.


    이 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고속도로 주행 때도 출력에 대한 갈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속 180km 이상에서도 움직임은 가볍고 안정적이다. 핸들링도 만족스럽다. 구형보다 부드러워진 핸들링 성능은 고속 주행 때 불안하지 않다. 스티어링의 무게나 반응성, 피드백 모두 방향을 잡아 주는대로 반응하는 느낌이 깔끔하다. 다만 시속 210km까지 궁극으로 끌어올려 곡선구간을 통과할때는 롤링이 느껴진다. 


    공인 연료소비효율은 17인치 휠 기준 17.7㎞/L인데, 실제 주행에서는 L당 16km 정도를 가리킨다. 고속주행과 정체, 에이컨 가동 등을 감안하면 시내 주행 연비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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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세단 경쟁력은…

    차체 강화와 함께 생각보다 서스펜션은 안정화됐다. 전체적인 승차감이 물렁거리지도, 튀지도 않는다. 스포티함을 원하거나 좀 더 부드러움을 원하는 운전자 모두 조금씩만 양보한다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세팅이다.

    운전대를 통해 전달되는 주행 피드백도 적당해서 운전재미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만큼 차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는 이야기다. 브레이크는 강력하지는 않지만 응답성은 중형급 수준이다. 특히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느껴지는 감각이 좋고, 제동거리나 제동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어 차를 부드럽게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 
     

    신형 아반떼는 왜 이차가 국내 베스트셀링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팔린지에 대한 질문에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기본기에 충실한 차이기 때문이다. 디자인도 튀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이 성능과 조화를 이뤄 엔트리급 모델로서 제격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