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임시주총서 여승주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예정공동대표 또는 각자대표 결정할 이사회 예정 없어
  • 한화그룹이 내년 3월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더 이상 분란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참기로 했다. 오는 5일 한화투자증권 임시주총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여승주 부사장이 주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 또는 각자대표를 맡지 않기로 한 것.

     

    4일 한화그룹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5일 열리는 한화투자증권 임시주주총회에서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부사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9월 21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사항으로, 이번에 공식적인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다. 여 부사장은 내년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주진형 사장에 이어 차기 대표로 내정된 인물이다.

     

    하지만 여 부사장이 이사로 선임된 이후 공동대표 또는 각자대표를 결정할 이사회가 열리지 않는다. 여 부사장은 당일 임시주총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5일 임시주총 직후 예정된 이사회 일정이 없다”고 말했다. 즉, 여 부사장을 사내이사로만 선임한다는 얘기다.

     

    한화그룹 관계자도 “대표이사 결정은 이사회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에 그룹에서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더이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서비스 선택제, 투자권유대행인 제도 폐지 등 독단경영으로 물의를 일으킨 주 대표를 더 자극해서 득이 될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주 대표는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한화그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등 그룹과 갈등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쉬울 것 없는 주 대표가 할 말 다하고 할 거 다하고 물러나겠다는 상황에서, 상처가 더 크게 나는 곳은 한화그룹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주객이 전도된 상태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주 대표를 강력하게 견제하기 보다는, 소극적인 견제를 하면서 조용한 퇴임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화투자증권 이사회는 총 6명이다. 사내이사로 주진형 사장, 박재황 부사장이 있다. 사외이사로는 정의용 전 외교통상부 관료(17대 국회의원), 정규상 성균관대학교 총장, 송규수 전 대전시티즌 대표이사, 이준행 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