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발표 규모와 약 10배 차이 ‘간극 발생’신용공여 1조원 넘는 대기업도 14곳 ‘폭풍전야’
  • ▲ 은행별 한계기업 익스포져(신용공여 기준)
    ▲ 은행별 한계기업 익스포져(신용공여 기준)

    금융권이 한계기업에 빌려준 돈이 136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중 은해권이 제공한 금액은 105조원으로 77%를 차지했다.

    15일 한국투자증권이 2015년 외부감사 대상기업 2만2597개 기업을 대상으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부채비율 40% 이상인 기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 한계기업 수는 2502개로 집계됐다.

    결과를 토대로 한계기업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는 총 13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은행권이 제공한 금액은 105조원에 달했으며 보험권은 11조원, 증권·자산운용은 8조원 순이었다.

    한계기업 신용공여가 가장 많은 금융기관은 산업은행으로 꼽혔다. 산업은행은 총 29조원의 자금이 한계기업에 묶여 있다.

    시중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이 12조원,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9조원으로 대기업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신용공여금액이 많은 업종은 조선업이 차지했으며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44조원), 건설업종(16조원), 부동산업(16조원), 1차금속 제조업(9조원) 순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소위 경기만감 취약업종으로 알려졌던 조선·건설·철강·해운 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개별기업의 경우 금융권 신용공여가 1조원을 넘는 경우는 14곳에 달했다.

    대우조선해양이 24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STX조선(7조5000억원), 성동조선(4조7000억원), 대한항공(4조4000억원), 동국제강(3조8000억원), SPP조선(2조9000억원), 동부제철(2조2000억원), 한화케미칼(1조7000억원) 신아에스비(1조7000억원), 한진중공업(1조5000억원) 순이다.

  • ▲ 신용공여액 상위업체 분포
    ▲ 신용공여액 상위업체 분포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금융당국이 앞서 밝힌 대기업 구조조정 내용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차이가 나는 부분은 대기업 리스크에 대한 금융당국과 민간이 바라보는 시각차다.

    지난해 12월 30일 금융감독원은 금융권의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368개사를 대상으로 19곳의 대기업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했다.

    19곳에 대한 금융권의 충당금 추가적립예상액은 1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발표로 대기업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은 해소되는 듯 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명단에서 빠져있던 한진중공업이 금융당국의 결과 발표 열흘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대기업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확산된 상황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과 은행의 정책적 판단이 작용한 구조조정과 시장의 평가 사이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다”라며 “과거에 기초한 현재의 모습 외에 미래에 대한 전망에 의해서도 이 간극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4분기 중 은행의 충당금 부담 증가는 중소기업, 대기업 구조조정보다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 비구조조정대상 기업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