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석공, 엉터리 계약에 채굴권 없는 부실기업 인수” 보도
  • ▲ 사비아 페루(savia peru) 소속  시추선이 원유를  생산하는 모습ⓒ한국석유공사
    ▲ 사비아 페루(savia peru) 소속 시추선이 원유를 생산하는 모습ⓒ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는 2009년 페루석유회사 ‘사비아 페루(Savir Peru)’를, 콜롬비아 국영 석유회사 ‘에코페트롤’과 5대5의 지분을 갖기로 하고, 각각 6억 달러씩 총 12억 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2009년 사비아 페루의 인수가 마무리되고 곧바로 문제가 발생했다. 페루의회는 에코페트롤의 前 대주주였던 미국 투자회사 ‘오프쇼어’가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있다 ‘며, 사비아 페루의 과거 세금신고 기록을 조사했다.

    페루국세청은 부가가치세 7,500만 달러(한화 약 860억원)을 추징한다며, 그 사실을 사비아 페루의 주주사인 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에 통보했다.


    ◇ 석유공사, 7,500만 달러 중 5,500만 돌려 받아

    석유공사-에코페트롤은 페루세법에 따라 보유지분을 기준으로 각각 430억원씩 부담하게 됐다. 동시에 美법원에 오프쇼어社를 상대로, 징수당한 부가세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3년 美 법원은 “오프쇼어社는 에스크로 계좌 혹은 법인자금에서, 석유공사-에코페트롤 측이 선납한 부가세 7,5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설명: 에스크로 계좌(ascrow account)란 은행에 공탁을 걸어 넣고, 양측의 합의가 있어야 돈을 인출할 수 있게한 은행계좌를 말한다.

    2014년 페루 국세청은, 추징한 부가세 7,500만 달러(약 860억원)중 3,200만 달러를 돌려줬다. 여기에 2015년 사비아 페루의 前 대주주 美 오프쇼어社는 법원결정에 따라 일부금액인 2,300만 달러를 석유공사-에코페트롤 측에 지급했다.

    석유공사-에코페트롤이, 美 오프쇼어로부터 받아야 할 돈은 4,700만 달러(약 532억원)다. 계산상 2,000만 달러만 받으면 될 듯 하지만, 5년간 7,500만 달러에 대한 이자 2,700만달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석公의 파트너인 콜롬비아 국영석유회사 에코페트롤은 美 법원에 ‘오프쇼어’가 법원의 명령을 조속히 이행하지 않는다며 ‘법정모독죄’로 소송을 했다. 지난 3월 법원은 “오프소어 社가 에크스로 계좌( 1억 200만 달러 잔고/2016년 5월 기준)에 충분한 돈이 있어, 법정모독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기각(rejection)했다.

    일부 언론은 기각결정을 美 오프쇼어가 석公-에코페트롤에 돈을 갚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기사를 썼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은 조만간 에스크로 계좌에서 미수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 엉터리계약에 석유판매권도 없는 회사를 인수한 것인가?

    언론은 석유공사-에코페트롤이 인수한 ‘사비아 페루’ 가 석유·천연가스 판매권도 없는 엉터리 회사이고, ‘유가 변동리스크 보전’ 비용 1억5,000만불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공사와 에코페트롤이 각각 6억 달러씩 출자한 돈에 유가상승에 따른 추가 비용이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공사와 에코페트롤이 인수한 사비아 페루 社가 생산원유의 판매 및 처분권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 ▲ 사비아 페루(savia peru) 직원들의 원유채굴 장면ⓒ한국석유공사
    ▲ 사비아 페루(savia peru) 직원들의 원유채굴 장면ⓒ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는 "‘사비아 페루’가 페루정부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일평균 1.3만 배럴의 원유와 가스 및 LPG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원개발은 통상적으로 해당 국가가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석유가 나오지만 외국회사가 광구(mining lot)을 개발해 지분을 100%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석유의 채굴권과 판매권은 광구개발회사가 갖지만 거기서 나온 석유는 우리나라가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국에서 석유가 생산되지만 석유수요가 늘어 부족하게 되는 경우 등이 발생하면, 해당국가 정부는 중동까지 배를 띄워 원유(crude oil)을 사와야 하는가? 이런 부조리를 방지하기 위해 석유와 같은 전략물자의 경우, 해당 국가가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이 통상적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번 해프닝은 이미 지난 사건이고 돈이 떼인 일이 없는데 국내 언론이 너무 예민하게 기사를 쓴 것 같다”며, “오보에 대한 별도의 대응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석유공사는 이달 현재 에스크로 계좌에 1억5,000만 달러, 한화로 약 1,156억원의 잔고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