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석유공사 역시 내달 초 공모절차 밟을 것으로 보여
  • ▲ 한국전력의 전남 나주 본사 사옥.ⓒ연합뉴스
    ▲ 한국전력의 전남 나주 본사 사옥.ⓒ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이 다음 달 대대적으로 후임 사장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대상은 한국전력, 남부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 석유공사 등이다.

    이들 공기업은 사장이 공석으로 있거나 대행체제로 있었지만 수개월간 절차를 밟지 않고 있었지만 최근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부가 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 석유공사에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모절차에 들어가라는 지침을 내렸다.

    현재 에너지 공기업 사장들의 임기 현황을 살펴보면, 한전 조환익 사장은 오는 12월16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석유공사 서문규 사장과 동서발전의 장주옥 사장은 각각 지난 8월16일과 11월7일에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를 정하지 못해 사장직을 그대로 맡고 있다. 

    중부발전은 최평락 전 사장이 지난 6월 29일 퇴임한 이후 사장 자리가 공석이다. 앞서 중부발전은 지난 8월 산업부에 3명의 사장 후보를 제출했지만 부적격 통보를 받은 바 있다. 남부발전도 지난 9월 김태우 전 사장이 물러난 뒤 경영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이들 기업은 수개월째 공공기관장이 공석으로 있거나 대행체제로 운영돼 왔지만 정부의 방침이 내려오지 않아 사장 선임 절차를 밟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주요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이 미뤄지고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다"라면서 "예산과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후임 사장이 하루라도 빨리 임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중부발전은 12월2일부터 16일까지 공모기간을 확정했다. 남부발전과 동서발전은 오는 27일 이사회에서 1차 사장추천위원회 일정을 정한 후 공모에 착수하기로 했다. 한전과 석유공사 역시 다음 달 초 공모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장 공모가 형식적인 퍼포먼스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수개월간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마지못해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지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공기업들 내부에서도 "지금 공모에 들어가더라도 산업부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아 재공모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라며 "그렇게 되면 내년 4월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관별로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 가까이 사장 없이 기관이 운영될 수도 있다. 

    실제, 2016년 4월 13일 총선 일정을 살펴보면, 후보자 등록기간은 내년 3월24~25일이다. 따라서 이르면 2월쯤 총선 후보자가 결정되는데, 이때 공천을 받지 못한 여당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임명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