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오는 9일 개원을 앞두고 국회의장직과 주요 상임위원장직 배분을 둘러싼 총성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지금껏 국회의장 선출은 관례상 원내 제 1당에서 배출해왔다. 단수 후보로 추천해 본회의에서 추인하는 형태였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제 1당 지위를 차지하면서 국회의장직을 놓고 여야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데 있다.

국회의장에 대한 논의가 지연되면서 원구성 협상까지 늘어지고 있다. 

여야는 31일도 원구성 협상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세부적인 상임위 배분을 둘러싼 이견이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18개 상임위원회 중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각각 8개, 국민의당이 2개 위원장을 갖는데 뜻을 일치한 게 전부다.

특히 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핵심 상임위로 손꼽힌다. 

당초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한 곳씩 가져갈 것으로 기울었으나 국민의당에서 '기재위 몫'을 요구하고 나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정책 정당 모습을 보이려면 기재위를 장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임위 몫과는 별도로 이미 3선급 이상 의원들은 상임위원장에 도전장을 내걸고 있다. 특히 경제 분야 상임위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전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기재위원장에는 더민주에서는 김영춘 의원이, 새누리당에서는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종구, 이혜훈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정무위원장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진복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더민주에서는 김현미 의원과 민병두 의원이 위원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인프라 사업 등을 유치하기 유리해 인기가 높은 국토위원장에는 더민주 조정식, 백재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국회 내 상원이라 불리는 법사위는 3당이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여소야대' 국면에 원내 3당 체제가 구축되면서 법사위원장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검사 출신 권성동 의원과 판사출신 여상규·홍일표 의원이, 더민주에서는 변호사 출신의 이춘석·정성호 의원이 뛰고 있다. 

안전행정위원장 몫으로는 새누리당에서만 유재중, 박순자, 이명수, 이학재, 조원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농해수위는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산자위는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환노위는 더민주 유승희, 복지위는 더민주 양승조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여야가 국회의장 협상과 맞물려 핵심상임위인 빅3(법사, 운영, 예결위) 상임위원장을 교환하는 등의 협상을 벌일 예정이어서 막판까지 상임위 수장의 정당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