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보증 불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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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인도 지연 사태가 빠르면 다음 주 중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31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은 대우조선해양이 만들어 놓은 드릴십 2척을 결국 이달 안으로 가져가지 못하게 됐다.


    대우조선은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척을 인도해야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소난골은 당초 드릴십 한 척을 지난달 말에, 나머지 한 척은 이달 말 인수하기로 했지만, 인수 때 필요한 자금 1조원을 마련하는 데 문제가 생겨 인수 시점을 미루고 있다.


    소난골이 드릴십 인도 대금을 조달할 때 3억7000만달러 규모의 보증을 지원하기로 한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가 발을 뺀 탓이다.


    이 경우 대우조선이 드릴십을 인도해도 대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 외에 다른 글로벌 채권은행들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난골의 석유개발 프로젝트 수십 개에 대한 자금 지원을 계속할지를 검토 중이다.


    따라서 이들이 만기 연장을 결정해야 대우조선의 소난골 문제가 긍정적으로 풀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에 채권단과 금융당국도 다음 주 초께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채권은행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벌 채권은행들이 소난골에 대한 금융지원 일부를 회수하거나 담보권을 행사하기로 한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소난골 입장에선 드릴십을 가져가는 게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내는 것보다 낫겠지만, 대우조선은 불리한 여건으로 드릴십 인도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


    채권단은 소난골에 대한 글로벌 채권은행의 만기 연장이 결정되면 신속하게 드릴십을 인도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소난골은 보증 문제가 해결되면 SC은행을 통해 1조원대 자금을 마련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선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의 빈자리를 채울 추가 보증이 필요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추가 보증 문제는 무역보험공사가 70% 정도를 부담하고 남은 30%가량은 다른 기관에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 산은과 수은이 소난골 보증에 나서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빠지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밝혔다.


    간접적인 방식이어도 국책은행이 대우조선을 또 지원한다는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산은·수은이 동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은·수은·무보가 합작해 문제를 푸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