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與 위원장 불참에 '간담회' 식 진행



제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사태로 촉발된 여야의 대치국면이 국감 파행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감을 포함한 전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나섰고 야당은 여당의 불참 속에 단독 진행을 시도했으나 수비수 없는 맹탕 공격에 일부 상임위는 국감 일정을 뒤로 미루기도 했다. 

이날 법사위, 정무위, 미방위, 교문위, 외통위, 국방위, 안행위, 농해수위, 산자위, 복지위, 환노위, 국토위 등 12개 상임위가 예정돼 있었으나 일부 상임위는 아예 시작도 못했다. 

먼저 국회 정무위는 국무조정실·총리실에 대한 국감이 예정돼 있었으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이진복 정무위원장도 참석하지 않아 결국 11시께 회의는 국정감사가 아닌 간담회로 열렸다. 

야당 의원들은 정상적인 국감이 진행되지 못한데 대해 성토를 쏟아냈다. 

민병두 더민주 의원은 "국감 전면거부는 독재 시대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고 했고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은 "국감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 일갈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새누리당은 청와대 주변에서 서성거리지 말고 민의의 전당으로 돌아오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미방위, 국방위, 법사위, 안행위 역시 줄줄이 파행을 면치 못했다. 
 
야당이 위원장은 맡은 상임위의 경우, 야당 의원들의 참석 속에 단독 개의 했으나 정상적인 국정감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국민의당 소속 장병완 산자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국감에 동참하길 바라는 차원에서 잠시 기다리는 게 어떨까 생각된다"며 회의가 시작한 지 얼마지나지 않아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교문위 역시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는 '반쪽국감'은 진행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결국 야당 의원들은 이날로 예정됐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오는 28일로 미루기로 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오늘 감사는 여기서 중지하고 28일로 조정하자"면서 "새누리당을 잘 설득해 국감에 참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역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농림수산위에서는 김재수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장관 대신 차관에게 질의하겠다는 방침을 앞세우기도 했다. 

  •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정세균 의장이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뉴데일리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정세균 의장이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뉴데일리


  • 새누리당은 대야투쟁 수위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갖고 국정감사를 잠시 물리더라도 의회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모든 의원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시위를 하기로 했다. 첫번째 주자는 김무성 전 대표가 맡았다. 

    또 이정현 대표는 정세균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4일 새벽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정 의장이 중립 의무를 완전히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정 의장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연장)나, 어비이연합(청문회) 둘 중 하나라고 내놔야 하는데 안 내놔, 그냥 맨입으로는 안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본회의 통과 당시 국회 의장석의 마이크가 켜진 상태서 나눈 대화가 그대로 녹음됐다. 

    이에 정 의장은 더민주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만나 국감 일정을 2~3일가량 미룰 것을 제안했으나 수용 가능성은 적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