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년수 20년 이상·만 45세 이상 대상…신청규모는 미지수업계 "KB금융, 현대證 인수 후 실망 커 추가 조정 진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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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지주

    통합을 앞두고 선제적 인력조정에 나선 현대증권이 희망퇴직 규모에 따라 통합 이후에도 퇴직 유도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 이후 실사 등을 통해 인력과 사업성에서의 비효율적 요소를 다수 발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노사 합의로 희망퇴직에 잠정합의하고 대상 규모와 위로금 수준 합의를 남겨놓고 있다.


    오는 21일일 노조 대의원회의에서 희망퇴직 찬반투표를 진행해 과반수 이상이 찬성할 경우 희망퇴직 대상자 접수를 진행한다.


    노사간에 합의된 위로금 형식의 희망퇴직금은 2년치의 기본급에 추가 3000만원이다.


    반면 근속년수 20년 이상, 만 45세 이상의 직원들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그 규모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며 추가적인 희망퇴직 단행 가능성도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 증권사에 비해 현대증권의 평균 근속연수가 높고, 그만큼 연차가 높은 직원들이 많아 희망퇴직 대상 범위가 넓은 것이 사실이지만 대상 직원들이 사측의 의도대로 희망퇴직 신청서를 제출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올해로 창립 54주년을 맞은 증권사이자, 30년 동안 '현대'라는 이름을 지켜온 만큼 고연령층 위주로 충성도 높은 고객수가 압도적이란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리테일부문 직원들이 장기간·고연령 고객들의 계좌유지 및 관리에 치중하고, 신규 고객유치와 관리에 소홀해 미래 성장 동력에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실제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증권 전체 직원은 2239명(계약직 포함)으로 리테일 부분 직원은 남자 672명, 여자 511명이며 근속년수는 남녀 모두 17.3년으로 본사영업(남자 11.1년, 여자 9.7년), 본사관리 부분(남자 14년, 여자 13.3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이같은 이유로 현대증권이 이번 노사합의에 따른 희망퇴직 규모가 사측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경우 통합 KB증권 출범 이후에도 인력조정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미 KB금융 역시 현대증권 인수와 실사를 완료한 이후 조직정비와 안고 있는 리스크 등에 대한 실태파악에 나서고 있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는 "KB금융 소속 직원들 가운데 리스크관리부 인원을 중심으로 현대증권에 입사시켜 성과 저조자 파악 및 사업부문별 부실을 솎아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대증권에 재입사하는 직원 가운데는 팀장급 이상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이 직원들을 계열사인 현대증권으로 재입사시켜 내부를 들여다 보는 방안을 검토한 것은 그만큼 현대증권이 외부에 알려진 이상으로 부실이 크거나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막상 현대증권을 인수한 이후 KB금융의 실망감이 컸다는 것인데, 이같은 정황은 최근 일고 있는 현대증권 고가 매각이 최순실씨 등 비선실세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과도 맞물린다.


    한편, KB금융은 1조2500억원을 들여 현대증권을 사들였고, 이는 자금난에 시달리던 현대상선에 기사회생의 길을 열어준 계기가 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종범 전 수석이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일한 경력을 거론하며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