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으로 현대상선 1.2조 수혈…한진해운 알짜자산 인수 가능성도소액 주주들은 발끈 "현대證 상폐 따른 피해 고스란히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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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랑끝에 몰렸던 현대상선이 자신보다 규모가 더 큰 한진해운의 우량 자산을 오히려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것은 결국 현대증권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을 고가에 매각해 자금난을 해결한 반면 유동성 확충 여력이 없었던 한진해운은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게 됐고, 오히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은 졸속매각을 비판하며 소송전에 돌입하며 논란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지분 100%를 인수 후 상장폐지를 진행하고 있는 KB금융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주식과 현대증권 자사주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시장 가격보다 높게 인수했다.


    KB금융이 인수한 현대증권 대주주 지분(22.56%) 주당 인수금액은 2만3182원으로 현대상선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총 1조2375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게 됐다.


    주당 인수금액은 주당 순자산가치(1만3955원)보다 더 높았고, 특히 시가로 4000억원 수준이었던 지분을 세 배로 높여 매각함에 따라 현대상선은 부채비율을 200% 아래로 낮추며 벼랑끝에서 기사회생 할 수 있었다.


    반면 채권단으로부터 자구안 계획을 인정받지 못한 한진해운은 청산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2위 해운사인 현대상선은 1위 한진해운의 '흑기사'로 선박과 영업망 등 알짜 자산의 인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물론 상반기에만 4000억원 수준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을 쉽게 흡수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자회사 매각, 사재출연 등의 유동성 확보와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 채권단의 지원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대마불사'의 논리에만 기대 안이한 자세로 대응한 반면 현대상선은 현대증권과 현대로지스 등 주력 계열사들을 팔며 회생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이후 현대상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라며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의 파산을 예상해 치킨게임을 벌인 것이 독이 된 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을 통해 기사회생 기회를 얻은 반면 KB금융과 현대증권은 소액주주 설득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현대증권 상장폐지에 따른 피해를 소액주주들이 고스란히 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지주는 만일의 주가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며 주가를 방어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대한 계획도 사내유보금이 아닌 신주 발행으로 모은 자금을 사용하려는 전략을 보이면서 주가 방어 자금을 주주의 돈으로 하겠다는 논란이 발생하게 된다.


    이미 현대증권 이사진들은 1200억원대 주주대표소송에 휘말렸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소액주주 29명은 최근 현대증권 윤경은 이사 등 5명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법에 1200억 원대 '회사에 관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소액주주들은 "KB금융이 자회사 편입요건을 충족하려면 현대증권 자사주 7.06% 취득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으므로 최소한 주당 순가치 이상으로 매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사진이 매각가격 극대화를 위해 노력했다면 최소 1261억원 이상의 수익을 더 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대상선과 현정은 회장 등은 현대증권 주식 5338만주를 KB금융지주에 주당 6410원으로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이 가격은 종전 대주주에게 22.56%를 매수하면서 적용한 가격(주당 2만3183원)의 25% 수준에 불과하고, 주당 순가산가치(주당 1만3955원) 및 평균취득가격(주당 9837원)에도 크게 못미친다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판단이다.


    소액주주 한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하지만 현대증권 지분 22.56%를 1주당 2만3183원(총 1조2375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점에서 KB금융의 결정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반기 20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며 "경영진에겐 이득을 안기고, 소액주주들에게는 피해를 입히면서 상여금을 받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