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하이투자증권', 대우조선 '마곡부지' 매각 속도 더뎌2018년 계획된 삼성重 자산 매각, 내년 집중
  • ▲ 대우조선이 지난 10월말 매각한 을지로 사옥ⓒ뉴데일리 DB
    ▲ 대우조선이 지난 10월말 매각한 을지로 사옥ⓒ뉴데일리 DB

    조선업계에서 내년 주요 키워드로 '매각'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적극 추진했던 자산 매각이 불황 등 여러 요인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017년에도 수주절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산을 매각하지 못하면 국내 조선사들은 유동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내년 자산 매각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계획했던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시장에 내놓은 하이투자증권을 아직까지 팔지 못한 상태다. 

     

    유일한 인수 후보군인 LIG투자증권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적정 매각가격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자구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하면서 하이투자증권 지분매각을 자구계획에 포함시켰다. 그에 따라 매각을 진행 중에 있지만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할 당시 금액인 약 1조원과 현재 시장가격의 차이가 커 매각이 표류하고 있다. 

     

    부채비율을 낮춰야 하는 현대중공업으로서는 하이투자증권을 한시라도 빨리 팔아야 했다. 하지만 최근 현대중공업이 비조선부문 분사를 결정하면서 일정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이다. 내년 4월 현대중공업 분사가 이뤄지면 6개사가 차입금을 분담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부채비율은 10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또한 마곡부지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부지가 워낙 넓다 보니 통매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달말 오스템임플란트가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마곡부지 중 약 24%에 해당하는 D11블록 4개필지에 대해 매입신청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추진 중이다. 매각금액은 약 4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부지는 D7블록(1만6209㎡)과 D9블록(3만512㎡), D11블록(1만4511㎡) 등 3개 블록, 12개 필지로 이뤄져 있다. 이 중 D11블록은 오스템임플란트가 인수를 밝힌 만큼 나머지 부지도 최대한 빨리 매각한다는게 대우조선의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 드릴십 인도가 지연되면서 유동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빠른 자산 매각만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초 추가 자구계획으로 밝힌 거제지역 부동산 매각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거제지역의 사원아파트단지와 거제 복합 업부단지를 매각하면서 약 5300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자산 매각에 돌입할 전망이다. 지난 6월 발표한 자구계획을 통해 2018년까지 거제호텔, 산청연수소, 판교R&D센터 등 약 5500억 규모 자산 매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이 타사에 비해 시간적 여유를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자산 매각 속도가 더딘 것을 보고, 이른 시점부터 매각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절벽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선 빅3 모두 자산 매각에 집중,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이라면서 "매각 성공 여부가 곧 생존과 직결된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불황에서는 하루빨리 비핵심 자산을 팔고 본업인 조선해양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