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우선 배정 없던 일로…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인근 대왕중 이미 과밀화"
  • ▲ 서울 강남데시앙포레아파트 거주 초등학교 6학년 배정 예정 학교인 대왕중학교(왼쪽)와 수서중학교. 서울교육청 산하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대왕중 추첨제 또는 수서중 전체 배정안을 내놓아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 서울 강남데시앙포레아파트 거주 초등학교 6학년 배정 예정 학교인 대왕중학교(왼쪽)와 수서중학교. 서울교육청 산하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대왕중 추첨제 또는 수서중 전체 배정안을 내놓아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중학교 배정 문제로 지역 주민과 교육행정기관 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통학 거리와 교통 여건을 도외시한 학교 배정으로 통학 불편은 물론 안전사고 우려도 크다고 주장하는 반면 담당 교육청은 "원칙에 따랐을 뿐"이라며 손을 내젓고 있다.

    3일 서울 강남데시앙포레 입주자대표회의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서울시교육청 산하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왕북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2017학년 중학교 배정 설명회'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청은 대왕중학교가 학급당 정원 초과로 과밀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데시앙포레 거주 학생들에 대한 배정 특례는 어렵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교육청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대왕중나 수서중으로 추첨 배정하거나 아예 수서중으로 전원을 배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걸어서 5~6분 거리의 학교 대신 30분 이상이 소요되는 원거리 통학을 하라는 얘기에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한 학부모는 "중학교 배정을 코 앞에 두고 공지하는 것에 황당했다. 지역 내에서 똑같은 조건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유독 데시앙포레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배제되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인근 아파트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가득했다.

    데시앙포레 전체 787세대 중 532세대 주민들은 최근 서울교육청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현재 중학교 진학을 앞둔 이 아파트 초등학교 6학년생은 23명이며, 인근이다.

    데시앙포레 정문에서 대왕중까지 소요 시간은 도보로 대략 7분 거리지만 수서중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한 뒤 다시 도보로 이동해야 하며 출퇴근 교통 혼잡 등을 고려할 경우 최장 30~40분이 소요된다.

    대왕중의 경우 통학로와 폐쇄회로 TV, 가로등, 미끄럼 방지 포대까지 설치돼 학부모들은 비교적 안심하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다.

    반면 수서중의 경우 별도의 교통비가 들고 대로변을 끼고 있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이 아파트 또다른 주민은 "학부모 사이에서 불공평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수서중으로 가기 위해선 수서역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에 1km 이상을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새로 이사왔다는 이유로 기존 아파트 주민과 다른 잣대를 대고 있다"고 말했다.

  • ▲ 서울 강남데시앙포레아파트에서 대왕중학교와 수서중학교 간 위치를 표시한 자료. ⓒ강남데시앙포레 입주자대표회의
    ▲ 서울 강남데시앙포레아파트에서 대왕중학교와 수서중학교 간 위치를 표시한 자료. ⓒ강남데시앙포레 입주자대표회의


    입주자회의에서 확보한 인근 대왕중 원서접수 현황을 보면 일원본동 거주 학생은 284명, 이외 데시앙포레 등은 모두 42명으로 주민들은 과밀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입장은 완강하다. 대왕중 학급당 최대 정원은 35명으로, 데시앙포레 거주자가 포함되면 이를 초과한다는 것이다. 또한 관할 내 타 아파트의 경우 기존에 이미 있었고, 데시앙포레는 최근 들어서 학교 배정에 있어 동일 적용은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중학교 정상 교육을 위해 정원을 35명으로 정했다. 근거리 배정을 이야기하는데, 데시앙포레는 원래 마을이 있던 곳이 아니다. 새로 지어진 곳이다. 수서중까지 중학생이 통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앞서 지난 2년간 대왕중에 배치된 바 있다며 교육청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당시에는) 주민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어서 대왕중에 우선 배정한 것이다. 당시에는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학급당) 사물함 35개도 꽉 찬 상태"라고 해명했다.

    교육청은 대왕·수서중 추첨 외에 수서중 일괄 배정이나 관내 타 중학교 배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이 아파트 학생들은 자칫 수서중 보다도 더 먼 곳으로 통학할 수도 있다는 우려 마저 나오고 있다.

    다만 교육청은 이달 중 설명회를 열어 학부모들의 의견을 다시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다른 지역에서 위장전입된 인원만 확인해도 인근 학교에 배정될 수 있을텐데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명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설명회에서도 추첨 배정을 강행하려는 것 같다"며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