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강 대신 대체 인력 투입
  • ▲ 특검 수사에서 구속기소된 이화여대 남궁곤 교수, 김경숙 교수, 최경희 전 총장. ⓒ연합뉴스
    ▲ 특검 수사에서 구속기소된 이화여대 남궁곤 교수, 김경숙 교수, 최경희 전 총장.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특별검사팀의 활동이 28일 종료되는 가운데 대학교수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특검팀 수사로 최순실 딸 정유라에게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제공 의혹을 받은 류철균 교수, 이인성 교수, 남궁곤 교수, 김경숙 교수 등 이대 교수 4명과 더불어 최경희 전 총장이 구속됐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홍익대 교수), 김종 전 문체부 차관(한양대 교수),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숙명여대 교수) 등은 구속기소되거나 불구속기소 된 상태다.

    이번 특검 수사로 현재까지 기소된 13명 중 대학교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대학 입장에서 이들 교수가 구속 등으로 강의에 나서지 못하게되자 직위해제 등을 통해 2017학년도 1학기 강의를 배정하지 않기로 했다.

    가장 많은 대학 교수가 구속된 이화여대는 무더기 기소로 각종 불명예를 안은 상황이다. 이들 교수의 관련 강좌를 모두 폐강할 경우 관련 전공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학 측은 시간강사 등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대 관계자는 "(이들 교수가) 강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해당 교과목을 폐강할 수 없다. 시간강사를 배치하거나, 강의할 수 있는 전임교원을 배정하려 한다. 100% 확정은 아니지만 담당 교수를 확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1학기 홍익대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전공 50여개 수업 중 김 전 장관의 강의는 없었고, 아직 직위해제가 결정되지 않은 김 전 수석의 경우 숙명여대 강의에 나서지 않는다.

    정유라의 이대 대리 수강을 지시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하정희 순청향대 교수를 비롯해 김 전 차관 등은 직위해제가 결정되면서 교수 신분만 유지할 뿐 강의, 연구 등에서 배제됐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김 교수의) 이번 학기 수업은 없다. 아직 직위해제는 안된 상태다. 개강한 이후 이야기가 나올 거 같은데 현재까지는 직위해제가 된 것은 아니다. 새학기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측은 "하 교수의 직위해제 기간을 3개월 뒀다. 검찰 조사를 받았고,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기간을 연장하거나 면직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수석 등은 직원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대 교수들은 정유라에 각종 특혜를 제공, 수업 불참·과제 미제출에도 학점을 부여하고나 대리 과제물을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몇몇 교수는 지난해 2학기 수업 진행하면서 해당 대학 학생들이 반발했고, 파면 등을 요구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결국 특검 수사로 상당수 교수가 기소됐고 대학들은 법원 판결에 따라 파면, 해임 등 징계 수위를 결정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별로 징계 절차는 직위해제 후 진행된다. 1993년 김영삼 정부 시절 입시비리로 대학 총장 등이 무더기로 처벌을 받은 적 있는데, 특정 사안으로 파장이 넓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